대구시가 가로수길 조성을 이유로 기존 가로수를 대거 제거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와 북구청은 북구 중앙대로에 6억원을 투입해 '으뜸 가로수길'을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상 구간은 대구역네거리~도청교 사이 1.3㎞ 양방향 구간으로, 경북도청 이전과 창조경제단지 조성 등 주변 환경 변화에 맞춰 가로 경관을 정비할 방침이다. 대구시는 분야별로 의견을 수렴한 뒤 오는 5월까지 설계 용역을 진행하고 올해 내로 완공할 계획이다.
문제는 가로수길에 대표 수종이 선정되면 기존에 있던 다른 종류의 나무들은 모두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가로수길이 조성되는 대구역네거리~도청교 구간의 도로 양쪽에는 히말라야시더 70여 그루를 비롯해 양버즘나무 20여 그루, 느티나무 40여 그루 등이 심긴 상태다. 특히 히말라야시더는 뿌리가 얕아 강풍에 쓰러질 염려가 있고, 높이 뻗는 가지를 관리하기가 힘들어 가로수로 적합하지 않다는 평을 받고 있다.
북구청 관계자는 "뿌리가 얕은 히말라야시더는 강풍에 잘 쓰러지지 않도록 가지를 상당 부분 쳐내야하는 등 경관 가로수로 맞지 않다"면서 "이식을 하려고 해도 중심 줄기의 직경이 30~40㎝로 크기 때문에 뿌리 전체를 떠내기 힘들고, 옮겨 심어도 고사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환경단체들은 기존 가로수를 제거하는 것을 두고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현재 심긴 나무를 베어내고 다른 나무를 심는 것은 예산 낭비"라며 "현재 나무를 보존하면서 부분적으로 보완하는 방법으로 가로수길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가로수 제거 과정에서 동대구로의 히말라야시더 제거 논란이 재연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대구시는 지난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직후 동대구로 디자인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기존 가로수인 히말라야시더를 느티나무로 교체하려 했지만 환경단체들의 반발과 예산 미확보 등으로 철회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대구시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중앙대로의 히말라야시더는 연속으로 이어진 형태가 아니어서 보존가치가 동대구로에 비해 떨어진다"며 "대표 수종 선정과 기존 나무의 보존 여부 등에 대해 여러 의견을 모아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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