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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우리가 정한다" 청도 한재 미나리 '독특한 판매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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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삭·청정 입소문 '귀한 대접'…생산자단체 결정 시장에 통보, 130농가 년97억원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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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청도 한재미나리'가 본격 출하기를 맞았다. 노진규 기자

전국적인 미나리 생산 붐 속에 '청도 한재미나리'가 이달부터 본격 출하기를 맞으며 독보적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재미나리는 시장'마트 등 판매점에서 가격을 매기는 것이 아니라 미나리 생산 농업인들이 가격을 정하면 판매점은 이 가격을 고스란히 따라오는 구조다.

한재마을 자투리 논에서 식구들이 먹기 위해 재배했던 미나리는 1995년 청도 한재미나리로 변신한 이후 20년 넘게 '귀하신 몸' 대접을 받고 있다. 후미진 곳에서 자라는 미나리가 아니라 청정 미나리라는 인식을 준 것이 성공 요인이었다. 특유의 향과 자주색을 띠는 줄기, 아삭아삭한 맛이 소비자에게 알려지면서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가장 선호하는 미나리 브랜드가 됐다.

이런 유명세를 바탕으로 한재미나리는 시장 수요'공급의 원리가 통하지 않는 국내에서 몇 안 되는 농산품이다. 생산자 단체가 가격을 주도해 결정하면 그해 가격은 변동 없이 유지된다.

가격 결정을 주도하는 (사)청도한재미나리생산자연합회(회장 박이준)는 한재 4개 마을 영농조합이 소속된 단체로 지역 130농가 전원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정기총회나 11월 영농교육장에서 자재비, 인건비 등을 반영해 가격을 결정한다. 최근 5년 동안은 1㎏당 9천원선으로 요지부동이다. 10㎏짜리 사과가 5만원선에 팔리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높은 가격이다. 그래도 없어 못 팔다 보니 주말 소비자가 몰리면 1인당 판매량도 제한한다.

청도한재미나리생산자연합회 박이준 회장은 "한재미나리 때문에 서울 대형 백화점 바이어가 농가까지 쫓아와 일을 도와주며 몇 상자 더 납품해 달라고 사정할 정도다"고 했다.

수십년 전만 해도 청도에서 가장 못 사는 마을로 꼽히던 한재는 미나리 덕분에 부농 마을이 됐고 귀농 인구까지 몰리는 중이다. 처음 6농가에서 시작한 미나리 농사는 130농가가 80㏊에서 1천80t가량을 생산해 97억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힘에 부치는 노인가구가 연 6천만~7천만원 정도 소득을 올리는 것을 감안하면 억대 농가가 수두룩하다는 의미다.

한재미나리의 유명세를 쫓아 최근 30여 농가가 대도시에서 귀농해왔고 작은 시골 마을에 식당 20여 개도 성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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