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기영의 진학 디자인] 새 학기 시작은 자신에 대한 분석을

지난해 학생부 평가 내용 살피고, 보완책 고민하라

개학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학생, 학부모 모두가 분주해지는 시점이다. 언론에서는 새 학기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이 새 학기에는 어떤 자세로 어떤 과목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즉 학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아쉽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새 학기 계획을 세우기 전에 먼저 지난 학년, 지난 학기를 어떻게 보냈는지를 되짚어봐야 한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지난 학년, 학기에 대한 히스토리를 확인하는 일은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살펴보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학생부에는 학생 개인의 모든 이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에 꼼꼼히 분석해야만 한다. 자신의 활동내용을 교사가 어떻게 평가해 놓았는지 살핀 후 자신의 문제점을 찾아내 해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대학입시가 갈수록 수시 비중이 커지고 있으며 수시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학생부이기 때문이다. 학습에만 치우쳐 학생부를 소홀히 하는 것은 정시만 바라보고 수시를 내팽개치는 것과 다름없다.

학생부에서 가장 관심을 두어야 할 학습 부분은 8번에 기재되어 있는 '교과학습 발달상황'이다. 특히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기재되어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학습활동이 교사의 눈에 어떻게 비쳤는지, 어떤 부분에 부족한 점이 있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재된 내용이 포괄적이고 자신의 개별성이 나타나 있지 않다면 지난 학기의 학습활동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해야 한다.

교사가 개별 학생에 대한 평가를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또한 개별 평가를 위해서는 학생의 개인적 노력을 객관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단순히 지필고사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급급한 상황이어서 더 어렵다. 예를 들어 국어 과목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자기 표현력이 좋고 창의력이 있어서 논리적인 글쓰기에 관심이 많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다면 이런 기록은 해당 학년 대부분의 학생에게 동일하게 기입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자신의 학생부에 이렇게 기록돼 있다면 새 학기에는 수업과 학습에 어떤 방법의 변화를 줄 것인지 학생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학생부에 있는 다른 영역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확인해야 한다. 지난 학기 교내대회 참여는 열심히 했는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떤 이유로 열심히 하지 않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창의적 체험활동의 4가지 영역에서 자신의 개인적 능력과 노력을 보여줄 수 있는 활동을 많이 했는지, 어떤 영역에서 부족했는지 여부를 확인해서 자신의 새 학기 활동을 위한 로드맵을 짜야 한다. 동아리 활동의 경우에도 지난 학기에 하고 싶은 영역의 활동을 제대로 못했다면 새 학기에는 어떤 동아리에 가입할지 생각해봐야 한다. 원하는 동아리가 학교에 개설되어 있지 않다면 자율동아리를 만들 계획을 세워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능을 위한 모의고사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지난 학기 동안 치른 모의고사 성적표를 분석하는 것이 우선이다. 어떤 영역의 점수가 상대적으로 좋고 나빴는지 객관적으로 분석해서 무엇이 부족한지 확인한 후 구체적인 영역별 학습계획을 세워야 한다. 지난 모의고사 성적표는 제대로 활용하기만 하면 새 학기 학습계획을 세우는 데 가장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모의고사 성적표에는 과목별 영역별 배점이 나와 있으며 배점 대비 자신의 점수가 기재되어 있으므로 과목마다 자신이 어떤 영역에서 부족한 점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예들 들어 국어과목의 화법, 작문, 문법, 독서, 문학 중에서 어떤 영역의 성적이 좋았는지 나빴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으므로 이를 기반으로 지난 학기 동안 치른 모의고사 성적표를 분석한다면 새 학기의 학습 전략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내신관리를 위한 학습 계획도 좀 더 구체적일 필요가 있다. 시험 때마다 제공되는 성적 통지표에는 과목별로 지필고사의 비중과 수행평가의 비중이 나와 있다. 지난 학기 특정 과목의 등급이 낮았기 때문에 새 학기에는 더 열심히 하겠다는 막연한 계획보다는 지난 학기 특정과목에서 지필고사에서의 성취율과 수행평가의 성취율이 어떠했는지를 확인해서 구체적인 학습 계획을 세워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지난 학기 자신의 학생부 기록과 모의고사 성적표 등을 잘 분석해서 새 학기 계획을 세운다면 학습이나 교내 활동 측면에서 보다 알차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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