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한수원 본사, 경주 이전을 환영한다

20일까지 임직원 1천여 명, 양북 신사옥 이전 마쳐

지역민과 동고동락 약속, 상생·협력 기대감 높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이달 중 이전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경주시대'를 연다. 2005년 경주방폐장 부지 확정 때 한수원 본사를 이전키로 한 약속을 10년 만에 지켰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무엇보다 매머드 공기업이 지역기업으로 옷을 갈아입고 지역민과 동고동락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환영의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한수원은 서울 강남을 떠나 오는 20일까지 모든 임직원이 양북면 장항리 신사옥으로 이전을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3, 24일 경주 동천동 임시 사옥에 있던 직원 200명이 신사옥에 이사했고, 나머지 800여 명의 임직원은 순차적으로 경주로 이주한다. 본사 이전으로 경주에는 1천 가구, 인구 3천 명이 늘어난다.

한수원은 국내 원전 24기를 운용하는 공기업이면서 지난해 매출 10조6천억원, 영업이익 2조5천억원을 기록한 우량기업이다. 매출 면에서 포항에 본사가 있는 포스코에 이어 두 번째 규모가 큰 지역기업이다. 한수원은 올해 71억원의 지방세를 내고, 영업이익에 따라 추가 납세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수원과 연관된 기업 867곳 가운데 많은 수가 경주로 이전할 계획이어서 지역경제 파급 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한수원이 앞으로 경주, 나아가 대구경북을 발전시킬 수 있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수원은 원자력산업뿐만 아니라 '에너지 신산업 10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사업을 통해 지역 대학, 연구소, 업체 등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지역 대학과 인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진정한 지역기업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후쿠시마 사태 이후 원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지역민에게 원전의 불안감을 해소시킬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함은 물론이다.

조석 사장은 올해 한수원의 경영 화두를 '여민동락'(與民同樂)이라고 정했다. '백성과 즐거움을 함께한다'는 뜻이니, 한수원이 지역민과 기꺼이 기쁨을 나누고 웃을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됐다는 의미일 것이다. 부디 지역민과 소통하고 상생하는 한수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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