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현장에서 이들이 나눠 마신 소주 2병과 소주잔, 음식(마른 멸치), 소주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식을 의뢰했고, 박 씨와 허 씨가 나눠 마신 소주와 소주잔에서 원예용 농약으로 쓰이는 메소밀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은 정상적인 상황에서 소주에 농약이 들어갈 수 없는 만큼 누군가 고의로 넣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일어난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의 모방 범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경찰은 박 씨가 김치냉장고에서 꺼낸 소주가 이미 개봉됐는지 여부를 이날 마을회관에 있던 모든 주민을 상대로 조사했지만 확인하지는 못했다. 김치냉장고에는 이들이 마신 소주 2병 외에 36병의 소주가 더 있었고, 개봉된 소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메소밀이 검출된 것은 맞지만 11일 부검을 통해 메소밀이 사망 원인인지부터 최종 확인해야 한다"며 "마을회관 주변이나 마을에는 CCTV가 없어 마을회관에서 약 1㎞ 떨어진 곳에 있는 CCTV 영상을 분석하는 한편 이 동네 40여 가구 주민 90여 명 전체를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메소밀은 진딧물 방제에 주로 쓰이는 살충제로 체중 1㎏당 치사량이 0.5~50㎎에 불과할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 그동안 메소밀 음독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 지난 2012년 이후 제조'판매가 중단됐다.
메소밀은 지난해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에서도 범행 도구로 사용됐었다. 상주 사이다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박모(83) 할머니는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현재 대구고법에서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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