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이 새누리당 윤재옥(대구 달서을)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2016학년도 서울대 최종 등록자 현황과 최근 6년간 추이 자료를 바탕으로 대구와 경북의 고교별 성과를 살펴봤다.
그 결과 올해 대구지역은 46개 고교 146명, 경북은 42개교 111명의 서울대 입학자를 배출했다. 이를 과거와 비교해보면 경북은 미미하지만 숫자가 늘고 있고, 대구는 표면적으로는 140명 선을 유지했지만 실질적으로는 하락 추세가 뚜렷했다,
◆대구, 영재학교 힘으로 겨우 외형 유지
2016학년도 대구의 서울대 등록자 수는 146명으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전국 단위 모집 영재학교인 대구과학고의 서울대 합격자 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대구과학고의 2016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40명을 빼면 실질적으로 대구의 서울대 등록자는 100명을 겨우 턱걸이한 셈이다.
수시와 정시를 합해 5명 이상의 등록자를 낸 학교는 대구과고를 포함해 대구외고, 경신고, 경일여고, 정화여고, 경북고, 대구여고 등 7개교뿐이다. 올해는 경일, 정화, 대구여고 등 여학교의 선전이 그나마 돋보였다.
대구 72개 일반계고 중에서 46개교가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했다. 이 숫자는 최근 몇 년간 크게 변함이 없다. 서울대 입학 성과가 없었던 대구지역 고교 구성원들의 노력이 아직 뒷받침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또 수시(46개교)에 비해 정시(16개교) 등록자 배출 고교가 현저히 적다는 사실 역시 눈여겨볼 부분이다. 대구 72개교 중 정시에서 3명 이상의 합격자를 낸 학교는 5개에 그쳤다. 게다가 특목고, 자사고를 뺀 비수성구 지역에서 정시 합격자를 배출한 학교는 3개교 각 1명에 불과하다.
정시 합격자 수가 적다는 것으로 대구도 수시 위주의 진학 지도가 정착됐다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대구 일반고의 현실을 볼 때 이는 착각이다. 대부분의 일반고가 정규수업 이후 보충수업과 야간 자율학습을 통해 수능 성적 올리기에 사실상 올인하고 있다. 학교가 정시 위주의 입시 대책에서 벗어나지 못함에도, 정시 실적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다.
김기영 매일신문 교육문화센터 연구실장은 "수능최저학력기준도 통과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수시 대비가 우선일 수 없다는 반론도 내놓지만, 거꾸로 수능 성과 부진이 지속되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대구시교육청과 고교들은 수능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학교들이 진로별 활동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전환해서 수시 실적을 높이고 있는 인천지역의 사례를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경북, 일찌감치 수시 준비 성과로 이어져
경북은 서울대 등록자 111명 가운데 수시가 87명으로 전체의 78.4%를 차지했다. 1명 이상의 등록자를 배출한 42개 고교 가운데 점촌고와 경주여고를 제외한 40개 고교가 수시에서 더 나은 결과를 냈다. 수능 성적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도시'군지역 고교들이 일찌감치 수시 중심으로 전환한 덕분이라는 평가다.
고교별로 보면 전국 단위 모집 자사고인 포항제철고가 수시 17명, 정시 13명이었고, 김천고 역시 수시 9명, 정시 1명의 좋은 성과를 거뒀다.
5명의 등록자를 낸 점촌고와 대영고도 눈에 띈다. 영주의 대영고는 전년도 3명에서 5명으로 실적이 향상되었으며 점촌고의 경우 2013학년도에 1명의 합격자를 낸 후 2년간 실적이 없었는데 올해 5명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두 학교 모두 학년당 4~6학급의 작은 규모지만 열악한 환경을 딛고 학교의 노력으로 성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대구와는 비교되는 상황이다.
경북에서 2명 이상의 등록자를 낸 고교는 모두 23개교로 대구(22개교) 못지않다는 사실도 긍정적이다. 특히 경북의 서울대 등록자 수가 최근 3년간 107명, 109명, 111명으로 근소하게나마 증가하는 가운데 2명 이상의 합격자를 배출한 고교 숫자가 2014학년도 13개교, 2015학년도 17개교, 2016학년도 23개교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김달하 경북도교육청 장학사는 "수성구에 편중된 대구와 달리 경북은 지역마다 입시 실적을 견인하는 명문고가 자리를 잡았다는 의미"라며 "이들 학교가 해당 지역 초'중학생들의 대도시 유출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박수를 받을 일이다"고 했다.
◆지역 간 학력 격차 여전한 가운데 달성군은 '약진'
2011학년도 이후 대구의 구'군별 서울대 등록자 수는 지역 간 교육 불균형이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수성구가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달성군의 약진과 북구의 침체가 눈에 띈다.
수성구는 매년 대구 전체 실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과학고를 제외한 수치를 보면 다른 양상을 발견할 수 있다. 수성구 고교들 역시 전반적인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달성군의 실적 향상은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 2011학년도에 1명에 그쳤으나 이듬해 4명으로 늘어난 후 5~8명 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2016학년도에 달성군 3개 고교의 서울대 등록자 7명 가운데 6명이 수시 합격자라는 점은 교육과정 구성과 방과후학교 등에서 수시 대비에 치중하면 대입에서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북구의 경우 2011학년도에 20명의 합격자를 배출했으나 급격히 하락하는 추세를 보인다. 이는 2011학년도에 각각 5명, 4명, 4명의 합격자를 냈던 경상고, 성광고, 영진고가 예전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