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염화미소법' 웃을까

종정이 3명의 후보 중 추첨 선출, '직선제' 도입과 찬반 의견 팽팽

지난달 31일 서울 불광사에서
지난달 31일 서울 불광사에서 '종단 혁신과 백년대계를 위한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가 열리고 있다.

'염화미소법' '직선제'.

조계종 행정의 최고 수반인 총무원장 선거제도를 놓고 찬반 열기가 뜨겁다.

지난달 31일 서울 불광사에서 총무원장 선출제도 개선 방안을 놓고 '종단 혁신과 백년대계를 위한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가 열렸다. 대중공사란 승가 공동체의 독특한 의사결정 회의로 로마 바티칸의 '공의회'를 모델로 하고 있다. 이날 100인 대중공사에는 스님과 재가자 등 120여 명이 참석해 추첨제를 골자로 하는 염화미소법과 직선제안, 재가자 참여안 등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총무원장선출제도혁신특별위원회가 마련한 개선안은 염화미소법을 근간으로 한다. 특위안은 500명 내외의 선거인단이 투표를 통해 3명의 후보를 추천하면 종정이 추첨을 통해 총무원장을 선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염화미소법은 석가모니 부처가 꽃을 꺾어 보였을 때 오직 마하가섭만이 그 뜻을 이해하고 미소 지었다는 염화미소(拈華微笑)에서 비롯된 법안이다. 예측 불가능한 추첨을 통해 금권 선거와 비방'폭로전 등 폐해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소수 득표자가 당첨될 경우 대표성에 시비가 우려되는 등 문제점도 지적된다.

직선제안은 선거권자를 대폭 확대하는 것으로, 승려 1만1천여 명 가운데 자격 제한을 줘 4천~5천 명이 선거에 참여하는 방안이다. 이 안은 유력 본사의 패권주의 발생, 승가의 정치화, 과다한 행정비용 및 인력 소요가 단점으로 제기된다.

이 밖에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은 직선제 도입과 재가자 참여가 가능한 '종단쇄신위원회안'이다. 교구종회에 재가자 참여를 보장해 사부대중 공동체를 실현하자는 취지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이날 토론에서 "직선제나 현행제도, 염화미소법 모두 장단점이 있다"면서 "단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염화미소법이 가장 현실에 가깝지 않나 생각한다"고 특위안에 힘을 실어줬다.

100인 대중공사 추진위원회는 이달부터 각 지역 교구본사 중심으로 대중공사를 열어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특위는 토론 내용을 바탕으로 총무원장 선출법을 마련해 6월 중앙종회에 상정할 방침이다. 현재 총무원장 선출제도는 320여 명의 선거인단이 투표해 결정하는 간선제를 채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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