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만 남았네, 대구만 엿대구, 이한구 연필 한타스, 무성의한 무성이..."
이제 20대 총선이 딱 12일 남았다. 이번 총선은 역대 최악의 공천으로 정치의 격(格)을 시장판 아수라장 정도로 떨어뜨려 놓았다. 술자리 등 사석에서는 조롱성 말들이 판을 치고 있다.
새누리당의 대구 유일 무공천 지역이 되어버린 동구을. 이 지역구에서 수개월째 공을 드린 이재만 후보는 탈당조차 하지 못해 아예 출마를 하지 못하게 되자, "이재만, 이제 재만 남았네"라며 측은지심(惻隱之心)으로 비꼬는 듯한 말을 만들어냈다. 한 회사원은 "왜~ 재만 갖고 그래~."라며 봉숭아학당의 '오서방'(개그맨 오재미)에 비유하기도 했다.
'엿대구' 또는 'X대구'라는 말도 회자돼 보수의 심장과도 같은 도시 대구에 대한 자조감이 묻어났다. 부산은 대다수의 현역의원들이 재공천을 받았지만, 대구는 진박 후보들을 앞세워 현역의원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진 탓이다. 지역의 장년층 및 노인층은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가 우야다 이래 엉망진창이 되었노? 엿대구마이(엿 됐구마이)~~."라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번 총선에 불출마 선언 후 완장(공천관리위원장)을 차고 큰 칼을 휘두른 이한구 의원에게는 '연필 한타스'라는 우스개 별명이 생겨났다.
이 공관위원장은 당내 친박계와 청와대의 복심에 맞장구를 치며, 대구 12개 지역구에서 칼춤을 췄다. 2(이)+1(한)+9(구)=12(연필 한타스). 이름을 풀어보면 공천 아수라장을 만든 대구 12개 지역구가 딱 맞아 떨어지니, 호사가들이 이런 웃긴 별명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속에 천불이 나도 여러 번 났을 법 하다. 이 전 동구청장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하지만 뾰족한 수가 있을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는 '무성의한 당 대표'라는 비아냥이 쏟아졌다. 그는 치열한 공천전쟁 과정에서 친박과 비박 사이를 오가며 어쩡쩡한 태도를 취하다 막판에 결기를 보이려는 듯 '옥새 투쟁'을 벌였지만 결국 이번에도 '30시간 법칙'을 지키며 어중간한 타협으로 끝냈다. 이 때문에 '무성의한 무성이'라는 입방아에 올랐다.
2016년 4월 1일(아! 그러고보니 만우절에 이런 우스개 만평 기사 코너가 등장했다.) 현 정치 수준이 또 한참을 뒤걸음질 쳐서 아예 저질의 밑바닥 수준을 보이고 있으니, 이런 사태를 희화화하는 말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것이 아닐까.
이제 총선이 2주도 채 남지 않았다. 또 어떤 정치 코미디가 발생하고, 이를 조롱하는 말장난같은 신조어가 생겨날지 지켜볼 일이다.
※'털보 기자의 이슈 털기'는 만평 기사 형식으로, 한 주간 대한민국 또는 대구경북을 뜨겁게 달군 핫이슈를 해학적으로 풀어내거나, 통찰력있게 뒤집어 봄으로써 가벼운 통쾌함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특정인을 악의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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