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20년 4월 총선

"대구경북이 새누리당만 지지하는 것이 모두 지역민의 잘못처럼 오도하지 마십시오. 저도 젊었을 때 ○○○에게 표 주고 ○○당에도 표 주고 했습니다. 1980년대 ○○○이가 대통령 되겠다고 하니 ○○○에서 90% 이상 ○○○과 ○○당에 표 주니 우리도 뭉쳐야 되지요. 이렇게 된 것이 ○○○ 때문인데 왜 자꾸 대구경북 때문이라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필자는 지난달 28일 '대구경북 가마우지'라는 제목으로 물고기를 잡지만 삼키지 못하고 주인에게 뱉어내는 가마우지 새 이야기를 꺼냈다. 또 한국을 일본의 가마우지로 본 일본 경제평론가 책을 언급했다. 아울러 특정 당 독식의 대구경북 정치 상황을 되돌아보며 대구경북을 새누리당의 가마우지에 빗댔다. 위 글은 이에 대한 독자의 항변 가운데 일부다. 4년 전 이맘때 쓴 글에 대한 항변에 비하면 이해할 수 있는, 점잖은 반론이어서 감사드리고 싶다.

필자는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4월 5일 '메기를 찾자'는 칼럼에 북해(北海)에서 잡은 청어를 영국 런던까지 싱싱하게 공급하기 위해 메기를 넣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특정 정당이 싹쓸이하는 정치 편식이 지역을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배웠다"고 썼다 그날 오후 험악한 항의 전화를 받았기 때문이다. 독자는 필자뿐만 아니라 신문사에 대한 위해(危害)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전화도 일방적으로 끊었다.

이처럼 두 번의 총선 관련 글에 대한 독자 항의처럼 대구경북 사람의 특정 당 사랑은 집착에 가깝다. 1996년 4월 11일의 15대 총선부터 이어진 4년마다의 4월 총선의 역사는 20대 총선까지 20년이다. 강산이 두 번 바뀔 세월에도 4월 총선에서 특정 당 싹쓸이의 묻지 마 선거는 한결같다. 한 표라도 더 받은 후보가 당선되는 소선거구가 채택된 1988년 13대 총선부터 따지면 특정 당 독식은 거의 30년이다.

이런 정치 구도를 깨려는 숱한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 대구에 출마한 조순형(17대), 이강철(17대), 유시민(18대), 김부겸(19대) 후보가 대표적이다. 오죽했으면 19대 총선 밑 대구경북 지식인 500명과 4개 단체 소속 종교인이 독점적 정치 구조를 깨자고 호소했겠는가. 최근 대구의 각계 인사 1천33명이 또다시 '묻지 마 투표'를 말자고 호소했다. 20년 4월 총선의 결산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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