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시설 근무자의 결핵 발병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전공의 결핵 확진에 이어 어린이집 교사가 결핵에 걸린 것으로 밝혀졌다. 두 사람 모두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과 오랜 시간 접촉했고, 접촉 대상자가 광범위한 점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결핵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이 결핵 퇴치를 막는 주범이라고 지적한다.
◆잇따른 결핵 발병…감염 비상
대구 달성군의 한 어린이집에 근무했던 교사가 폐결핵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나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달성군에 따르면 해당 교사는 지난달 30일 대구 한 병원에서 폐결핵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 교사는 지난 2월까지 해당 어린이집에서 근무했으며 지난해 9월 받은 종합건강검진에서는 정상 판정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5일 해당 어린이집을 방문해 근무 형태와 접촉자 범위를 확인하고 어린이집 원생 72명과 교사 8명을 조사 대상자로 정했다. 이 가운데 역학조사상 밀접 접촉자는 9명으로 확인됐다.
달성군보건소는 7일 접촉 대상자 부모를 대상으로 역학조사 설명회를 열고, 8일부터 흉부 X-선 검사를 통해 결핵 감염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또 밀접 접촉자는 투베르쿨린 피부반응검사(TST)를 통해 잠복 결핵 여부도 확인할 방침이다. 그러나 결핵 확진 판정을 받은 지 닷새가 지나서야 해당 어린이집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해 '늑장 대응' 논란도 있다. 달성군보건소 관계자는 "환자와 연락이 닿지 않아 어린이집에 근무했다는 사실을 파악하는데 다소 시일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한편 소아과 전공의가 결핵 판정을 받은 계명대 동산의료원의 경우 영'유아 접촉자에 대한 검사가 대부분 마무리됐다. 대구시에 따르면 영'유아 검사 대상자 218명 가운데 96.3%인 210명이 검사를 받았고,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나머지 8명은 연락이 되지 않거나 해외 거주, 타 병원 검진 등을 이유로 검사를 받지 않았다. 동산의료원 측은 양성 반응이 나온 20명과 예방적 차원에서 70명에 대해 결핵약을 처방했다.
◆무심코 지나치는 결핵 위험성 높아
결핵으로 인한 피해는 심각하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현재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는 2천305명이나 됐다. 최근 5년간 결핵 사망자는 2천300명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결핵 환자의 수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결핵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86명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다. 2위인 포르투갈(10만 명당 25명)보다 3배 이상 많다. 대구경북의 경우 매년 4천여 명 이상이 신규로 결핵에 감염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핵이 끊이지 않는 건 결핵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기 때문이다. 주위의 편견을 의식해 발병 사실을 숨기거나 단순한 감기로 오인해 오랫동안 병을 방치하는 경향이 높다. 결핵은 기침과 가래, 미열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가볍게 생각했다가 합병증이 나타난 후에야 병원을 찾는 사례가 많다. 이형기 대한결핵협회 대구경북지부 본부장은 "결핵은 주변에 환자가 없어도 면역력이 떨어지면 발병할 수 있고 충분히 완치될 수 있는 질환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핵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당뇨병이나 만성 간질환, 신장질환, 암환자 등 면역력이 약한 경우 결핵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신경철 영남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아이들의 경우 성인에 비해 결핵성 뇌막염이나 결핵성 심막염, 콩팥결핵 등 중증 결핵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예방적 차원에서라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