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여야, 무소속 힘 모아 대구 발전 위한 어젠다 만들자

20대 총선에서 대구는 새누리당 후보 8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1명, 무소속 후보 3명이 당선됐다. 대구 정치판에 여와 야, 무소속이 골고루 포진한 것은 전례가 없는 변화다. 지역 유권자가 이런 구도를 만든 의미는 명백하다. 단순하게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 진박(眞朴) 마케팅, 유승민 의원 사태 때문이라고 잘못 해석해서는 안 된다. 유권자들은 새누리당 일색의 정치 지형으로는 더 이상 대구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고 보고, 후진적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야당과 무소속 후보들에게 표를 나눠준 것이다. 12명의 당선자는 당과 이념을 초월해 대구 발전을 위해 힘을 합쳐 일하라는 것이 지역 유권자들의 본뜻이다.

역할과 책임을 분담하는 전략적 사고 필요

지금까지 대구의 새누리당 의원 상당수가 안일하고 나태한 행태를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후광과 득표력에 기대고 있으면 당선이 무난했기에 지역 현안에 관심을 갖지도 않았고 노력할 필요성도 없는 듯했다. 의원들은 그저 계파 보스에 대한 줄서기에 매달리면서 안락한 생활을 해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역 의원 간 소통이나 단결력도 부산, 광주 의원에 비해 한참 뒤처졌다. 지역 의원들은 모래알처럼 각기 행동하면서 자신이 편하고 유리한 것만 좇으려는 풍토가 강했다. 타지역 의원과의 가장 큰 차이는 상임위원회 배정 때 명확하게 드러났다. 부산과 광주 의원들은 지역과 관련한 현안을 챙기기 위해 사전에 소관 상임위에 배정되도록 협의하고 역할 분담을 한다. 그렇지만 지역 의원들은 아무런 협의 없이 자신의 취향과 관심사, 혹은 지도부의 배정에 따라 상임위를 선택했다. 대구시가 지역 현안 해결이나 국책사업 유치에 나섰다가 해당 상임위에 지역 의원이 없어 곤란을 겪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 어느 때보다 대구지역 당선자들은 여야, 무소속을 떠나 상임위 배정부터 역할과 책임을 분담하는 전략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제 팔 제 흔들기'나 헛약속은 더 이상 안 돼

대구 경제는 여전히 어렵다. 20년째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전국 꼴찌이고, 괜찮은 일자리가 없어 활력을 잃어가는 도시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지역 국회의원들의 힘과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유권자들이 당선자들에게 부여한 가장 큰 임무는 여야, 무소속을 떠나 힘을 합쳐 지역 발전에 매진하라는 것이다. 과거처럼 '제 팔 제 흔들기'식으로 각개약진을 하거나 사탕발림의 헛약속 따위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당선자들이 함께 모여 대구 발전을 위한 장기 어젠다나 공동 목표를 설정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수 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대구에 약속한 '10대 대기업 유치' 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사실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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