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배우면서 즐기는 답사여행] 단양 적성산성∼도담삼봉∼온달동굴

山高水淸 절경 속 삼국통일 달리던 신라 北進의 흔적

단양팔경 중 제1경인 도담삼봉의 수려하고 고혹적인 전경
단양팔경 중 제1경인 도담삼봉의 수려하고 고혹적인 전경
조망이 장관인 단양의 적성산성
조망이 장관인 단양의 적성산성
바보온달과 평강공주의 전설이 깃든 온달산성
바보온달과 평강공주의 전설이 깃든 온달산성
마늘요리 정식
마늘요리 정식

충청북도 단양은 산 높고 물 맑은 산고수청(山高水淸)의 고장이다. 또한 6쪽마늘과 단양팔경(도담삼봉, 석문, 구담봉, 옥순봉, 사인암,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석회동굴과 시멘트 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오늘 답사는 적성산성을 첫 코스로 했다.

◆적성산성(赤城山城)

단양 지역은 삼국시대 고구려의 적성현이었다. 영토 분쟁의 격전지였으므로 적성산성, 온달산성, 상당산성, 삼년산성 등 산성이 많이 축조되었다. 그중 적성산성은 성재산 자락에 위치하며, 북쪽으로 남한강이 흐르고 동쪽과 서쪽은 죽령천과 단양천으로 둘러쳐 방어에 유리하다. 높은 곳에 위치해 사방에서 오는 적들을 잘 살펴볼 수 있는 군사적인 요충지이다.

이 산성은 성재산 꼭대기에 돌과 진흙으로 기초를 다진 후 거의 손질하지 않은 자연석을 안팎으로 엇물리게 쌓은 내외협축방식으로 축조하였다. 성의 둘레는 923m로 크지 않으며, 성벽 높이는 3m 내외 남쪽으로 비탈을 빙 둘러쌓은 테뫼식(산 정상에 쌓은 성) 산성이다. 성 안에서는 삼국시대 신라의 기와, 토기 조각이 발견되고, 고려 토기와 청자 조각도 발견되었다. 그래서 이 산성은 삼국시대에 쌓아 고려 말까지 성(城)의 역할을 했으리라 여겨진다. 사적 제265호로 지정되었으며, 조망도 일품이다.

찾아가는 길은 중앙고속도 상행선 단양휴게소에 주차 후 우측 울타리 사이 협문을 통해 10분 정도 산을 오르면 된다. 소백산뿐만 아니라 눈 아래로 켜켜이 겹쳐지는 크고 작은 산봉우리가 한국화처럼 아스라이 펼쳐지는 절경을 맛볼 수 있다.

◆단양 신라 적성비(丹陽 新羅 赤城碑)

산성 입구에는 신라 적성비가 누각 안에서 오랜 시간 말없이 답사객을 반기고 있다.

적성산성에 오르던 등산객들이 신발에 묻은 흙을 털곤 했던 돌, 어쩌면 영원히 묻혀 버렸을지도 모르던 이 비석이 국보 제198호 단양 신라 적성비이다.

비문에는 현재 288자가 반듯하게 해서체로 음각 되어 있다. 높이 1m, 윗넓이 1m, 아랫너비 0.5m 남짓한 역사다리꼴 화강암비다. 이 비석은 신라가 적성 땅을 새로 점령한 후 전공을 세운 지역민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한편 충성을 맹세할 것을 다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문에 등장한 인물들로 보아 진흥왕 6년(545)에서 11년(550)쯤에 세워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적성비는 왕이 직접 점령지를 순행하고 세운 척경순수비에 앞서 선구적인 형태로 세워진 것으로 보인다. 진흥왕순수비(국보 제3호), 창녕비, 황초령비, 마운령비 등 4개 비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진흥왕 22년에 세워진 창녕비이다. 적성비는 삼국시대의 금석학문을 연구하는 데 아주 중요한 문화재이다.

'순수'란 천자가 제후의 봉지(封地)를 직접 순회하면서 현지의 통치 상황을 보고받는 의례로 순행(巡行)이라고도 한다. 그러므로 '순수비'란 순수를 기념하며 세운 비석이다.

◆단양팔경(丹陽八景) 제1경 도담삼봉(嶋潭三峯)

적성산성에서 20분 정도 북쪽으로 달리면, 우리나라에서 관동팔경과 더불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도담삼봉 경승지를 만날 수 있다. 물론 대구에도 그 옛날 서거정이 7언 절구로 대구의 아름다움을 읊은 달성십경 혹은 대구십경도 있었다. 단양팔경 중 으뜸인 도담삼봉은 신단양읍 북쪽, 매포읍 도담리에 있고 남한강 물 위에 떠있는 섬이므로 도담(嶋潭)이라 하고 세 봉우리가 있어 삼봉(三峯)이라 하며, 가운데 바위에는 앙증맞은 정자가 있어 운치를 더한다. 세 봉우리 중 가운데 봉이 남편, 북쪽 봉이 아내, 남쪽 바위가 첩 봉우리라 불리는 것은 바위 모양 때문이다. 남편과 아내 사이가 좋았지만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결국 남편은 첩을 얻었고, 곧 아이를 가진 첩은 남편 쪽을 향해 아양을 떨며 웃고 있고, 아내는 질투심에 등을 돌리고 앉았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조선개국공신 삼봉 정도전은 이곳을 좋아하여 자신의 호를 삼봉이라 하였다고 한다. 이 세 봉우리가 강원도 정선에 있었는데 어느 해 장마 때 흘러 흘러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정선 땅 관리인들이 삼봉을 찾아 이곳까지 와서는 원래 자기들 것이라면서 해마다 세금을 걷어갔다. 그러던 어느 해 정선에서 세리들이 오자 한 아이가 나섰다.

"저 삼봉을 우리가 부른 것도 아니고 제멋대로 온 것이오. 그렇게 중요하다면 도로 가져가시오." 그 후로는 도담 사람들은 세금을 물지 않았다는 전설은 정도전의 재치로 말함이리라.

도담삼봉의 아름다운 자태에 취하여, 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이들이 글과 그림을 남겼다. 그중 퇴계 이황의 주옥같은 한 수를 소개해본다.

嶋潭三峯/퇴계 이황(退溪 李滉)

山明楓葉水明沙(산명풍엽수명사) 산은 단풍잎 붉고 물은 옥같이 맑은데

三島斜陽帶晩霞(삼도사양대만하) 석양의 도담삼봉엔 저녁놀 드리웠네

爲泊仙斜橫翠壁(위박선사횡취벽) 신선의 뗏목을 취벽에 기대고 잘 적에

待看星月湧金波(대간성월용금파) 별빛 달빛 아래 금빛파도 너울지더라

◆온달동굴

도담삼봉에서 영월 방면으로 30분 정도 달리면, 고구려시대 평강공주와 바보온달의 전설이 전해지는 온달산성 아래에 온달동굴이 있다. 단양은 강원도 삼척 못지않게 노동동굴, 천동동굴, 고수동굴, 온달동굴 등 석회암 동굴이 많다. 그 중 천연기념물 제261호로 지정된 온달동굴은 석회암층으로 담백색 종유석(위에서 밑으로 크는 돌)과 석순(밑에서 위로 크는 돌) 등이 잘 발달되어 있어 내부가 아기자기하고 웅장한 비경을 자랑한다. 길이는 800m로 동굴 내부에 지하수가 아직도 풍부하여 생성물이 자라고, 또한 노래기, 지네, 곤충, 포유류 등 다양한 생명체가 살고 있다. 보존가치가 큰 자연유산이다.

관람 시 꼭 안전모와 운동화 혹은 등산화를 착용해 안전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같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온달오픈세트장에는 수'당시대의 황궁 및 현무문, 낙양성문, 저잣거리를 재현해 놓은 세트장과 고구려 25대 평원왕, 26대 영양왕 때 활약한 온달장군의 충성심과 도전정신을 재조명하고 있는 온달전시관도 있다. 또한 세트장 우측 산길을 30분 정도 오르면 겹겹이 줄줄이 정성스럽게 쌓은 온달산성도 곁들어 답사할 수 있다.

TIP)

▷가는 길: 대구∼중앙고속도 단양휴게소(소요시간 약 2시간 30분)

▷일반음식점은 도담삼봉과 온달관광지, 단양 시내에 다양하고 많다. 마늘을 튀기고, 볶고, 삶고, 굽고, 삭혀서 푸짐하고 다양한 마늘요리 정식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곳 장다리식당(043-423-3960)이 있다. 마늘요리 정식은 1만5천원에서 3만5천원이다.

▷적성산성, 도담삼봉, 온달산성은 입장료가 없다. 3곳 모두 주차장은 크고 여유 있으며 도담삼봉만 주차료가 있다. 단 온달동굴은 입장료 어른 5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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