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로 휘청거리고 있는 새누리당이 임시 지도부 구성을 둘러싸고 계파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지도부 인사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서는 정국을 수습할 수 없다는 비박계의 공세와 지도부 공백 사태만은 막아야 한다는 친박계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4'13 총선 이튿날인 지난 14일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지도부는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천거했다.
하지만, 비박계는 원 비대위원장 체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은 18일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주변에서 새누리당을 구제불능이라고 하면서 '권력을 위해 입안의 혀처럼 군 사람이 지금 그 사람인데 새누리당에 뭘 기대하겠느냐'고 한다. 도대체가 이렇게까지 뻔뻔할 수 있느냐 쓴웃음이 난다"며 원 비대위원장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앞서 17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새누리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이학재 의원까지 나서 원 비대위원장 추대를 반대했다. 이 의원은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도부는 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을 추천할 명분도 권한도 없다"며 "새롭게 선출된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이 되어 비대위를 구성하고 당의 정비와 쇄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친박계는 원 비대위원장이 아니면 지도부 공백이 불가피하다며 맞서고 있다. 유기준 의원은 이날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차기 원내대표가 선출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원 비대위원장이 당을 끌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20대 총선에서 살아남은 새누리당 수도권 친박계 초선 의원들도 이날 원 비대위원장 중심으로 당이 쇄신을 준비해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이 같은 분란에 대해 원 비대위원장은 흔들리지 않고 자리를 지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원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식당에서 원내대표단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나는 원내대표를 빨리 그만두고 싶었는데 김무성 대표가 '당신이 떠나면 모든 게 흐트러진다'고 말씀하셨다"며 "내가 멍에를 둘러쓰고 가야 할 판이니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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