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종영 선생님의 어린이 글쓰기 교실] 사람을 제대로 높일 때 나도 존중받는다

"여기 아메리카노 나오셨구요. 거스름돈이세요. 시럽은 옆에 있으시구요."

 괴상한 높임말이 넘쳐난다. 아메리카노가 나오시고, 시럽이 있으시고…. 이게 웬 말인가!

 

◆높임말이란?

높임말이란, 웃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우리말에서 높임을 어떻게 만드는지 먼저 살펴보자.

① 높임의 뜻이 담긴 말이 있다. 이런 말은 자체가 높임을 나타낸다.

예) 말→말씀, 밥→진지, 나이→연세, 생일→생신, 아프다→편찮으시다 등

② 용언에 '-시-'를 넣어 높임을 만든다. 하지만, 무턱대고 '-시-'를 넣으면 안 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말 자체가 높임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예) 보다→보시다, 오다→오시다, 하다→하시다 등

③ 자기를 낮춤으로써 상대를 높일 수 있다.

예) 나→저, 우리→저희 등

외국인이 우리말을 배울 때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높임말'이다. 하지만 이것은 외국인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다.

◆틀리기 쉬운 높임말

① 서술어가 둘일 때

윗사람에게 음식을 권할 때 '드셔 보세요'라는 말을 자주 쓴다. 심지어 방송에서도 이런 말을 사용한다. 미리 말하지만, 이 문장은 잘못된 표현이다. 이유가 뭘까? 이 문장에서 서술어는 둘이다. 서술어가 둘 이상 이어질 경우, 우리말에서 맨 마지막 말에만 높임을 쓴다. 즉, '드셔 보세요'가 아닌 '들어 보세요'로 써야 옳은 표현이 된다.

② 사물 존칭

앞의 예처럼 판매사원의 비문법적인 과대 존칭 표현이 아직도 심각하다. 사물은 존대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사물 주체에 '-시-'를 사용하는 것은 틀린 표현이다.

예) 반응이 너무 좋으세요(×), 이 구두는 볼이 넓으셔서 발이 편하세요(×), 색깔이 예쁘십니다(×), 진료비는 삼천 원이세요(×).

돈이나 상품이 사람보다 높을 수 없다. 높임말은 사람을 존중하는 우리말의 아름다운 표현 방법이다. '사람을 제대로 높일 때 나도 존중받는다'는 말처럼, 우리말을 제대로 알고 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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