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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참여마당] 수필: 인생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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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공부

초등학생 딸아이가 있습니다. 매일 책도 읽지만 일정 분량의 학습지를 매일 하도록 했습니다. 처음에는 학습지, 특히 수학 문제를 푼 것에 대해 채점을 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되었습니다. 틀린 문제의 개수만큼 딸아이의 눈물방울도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자존심 때문인지, 욕심 때문인지, 아니면 행해지지도 않을 미래의 꾸지람을 걱정해서인지, 한 문제라도 틀리면 훌쩍입니다. 그래서 1여 년 가까이 아내는 그냥 내버려 뒀습니다. 채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아이 스스로 문제를 풀고 채점을 하게 하고 구두상으로만 보고받은 것이지요. 괜한 간섭으로 성격만 버릴까 공부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공부보다 늘 놀아라고 말한 부모의 합리화를 지켜 주고 싶기도 했겠지요. 앞으로 공부와 더 많이 씨름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받을 것인데, 어릴 때 많이 놀아야 한다는 생각도 있고요.

근데, 학년이 바뀌면서 딸아이 왈, 시험을 쳤는데 10문제 중에 4문제를 틀렸다고 하더군요. 다른 아이는 학원 다니고, 공부방 다니고 해서 거의 다 맞혔다고 하더군요. 별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딸아이의 말투에 안심하면서 집사람은 내심 걱정이 되었나 봅니다. 그래서 학습지 채점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불똥이 나한테까지 튀었지요. 하루는 감정 조절이 안 되었는지 집사람이 채점을 저에게 맡겨서 한 번 채점해 보았습니다.

틀린 문제만 계속 틀리고, 즉 아는 문제만 맞히고, 모르는 문제는 계속 틀리고 있었습니다. 결국 아는 문제만 줄기차게 풀고 있는 것이지요.

딸아이는 또 눈물을 흘립니다. 소리 없이.

"문제를 틀리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문제는 그 틀림을 모르는 것이 더 부끄러운 것이야. 그래서 그 틀림을, 아니, 모르는 것을 배우려고 공부를 하는 것이야. 모든 것을 안다면 공부할 필요가 없잖니. 모르는 것을 배우려고 문제를 푸는 것이고, 틀려야 공부가 되는 것이야. 그래서 공부를 하는 것이고…"라고 달래어 약간 진정된 것 같지만, 그래도 이해는 안 되었겠지요. 문제를 설명해 주고 이해시켜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습니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 우리네 삶을 생각하게끔 합니다. 문제를 틀리면서 알아가는 것이 공부이지만, 인생에서는 이런 공부(연습)가 되지 않으니 말입니다. 물론 책, 사람 등과의 만남으로 간접 경험은 하겠지만, 결국, 틀림(실수) 하나가 인생에 크나큰 고통이 될 수가 있지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없고,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지요. 근데, 그 실수와 선택에서 삶이 달라질 수 있으니 어찌 무방비로 살아갈 수 있겠는가 하는 인생공부를 배워 봅니다.

최진용(대구 달서구 당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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