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20대 총선에서 참패하면서 여당 보좌진들이 구직난을 겪고 있다. 특히 여당 텃밭으로 여겨진 대구경북(TK)에서 선거구 개편으로 의석이 준데다 대구 의석 2개를 야권에 내줘 지역 보좌진들의 구직난이 더 심각해졌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차지한 의석 수는 총 122석. 19대 총선에서 152석을 확보한 것과 비교하면 30석이 날아갔다. 대신 여소야대 구조가 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각각 123석, 38석을 얻어 일자리가 늘어나 새누리당 안에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여야 간 정치 이념과 정책이 다른 국회에서 여야 보좌진의 인력 교류는 쉽게 이뤄지지 않는 편이다.
15년 넘게 국회에서 일한 한 새누리당 보좌진은 "야당에서 우리 당으로 온 사람은 있지만 새누리당에서 야당으로 간 보좌진은 극히 드물다. 고향이 수도권이나 호남 쪽이면 몰라도 영남 출신의 새누리당 보좌진이 야당으로 가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대구경북 국회의원실의 취업문은 더 좁아졌다. 이번 총선에서 대구경북 25개 지역구 현역의원 중 15명이 교체됐다. 국회의원 1인당 7명의 보좌직원과 인턴 2명을 둘 수 있는 것을 고려하면 135명이 실업자가 된 것이다.
19대 때 새누리당이 싹쓸이했던 대구는 12석 중 수성갑(김부겸 당선자)과 북을(홍의락 당선자) 2곳이 야당과 야당 성향의 무소속 후보에게 넘어가면서 채용 시장 규모(?)가 줄었고, 경북은 13석 모두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됐으나 선거구 개편으로 2석이 줄었다.
지역의 한 새누리당 보좌관은 "주변에 '쉬고 있다'고 말하는 보좌관들이 수두룩하다. 어떤 직원은 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한 뒤 쭉 쉬고 있다고 하더라"며 안타까워했다.
50세 이상 새누리당 보좌관들의 시름은 더 깊다. 국회에 오래 근무하며 정치를 꿰뚫어 보는 이들은 정무를 담당하며 의원의 참모 역할을 해왔으나 의원 연령이 낮아지면서 쉽게 부릴 수 있는 젊은 보좌관을 선호하고 있어서다.
낙선한 의원실의 보좌진은 계파별로 거취가 달라진다. 지역의 한 친박계 의원은 자신이 공천에서 탈락하며 당선이 유력시된 후보에게 직원을 보내 제 사람을 챙겼다. 또 다른 새누리당 보좌관은 "당선된 친박계 의원이 초선 의원에게 '낙선한 친박 의원실 식구들을 챙기라'고 직접 전화를 넣었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또 몇몇 의원들은 선거를 치르면서 '손발이 잘 맞는' 직원들만 데리고 다시 방을 꾸리기도 해 당선된 의원의 보좌진도 안심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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