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국회 탓'만 하는 박근혜 대통령

서울 언론 오찬 간담회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에서 당선자 전원이 국민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4'13 총선결과에 대해 "(19대) 국회가 양당체제로 서로 밀고 당기고 이러면서 되는 것도 없고 식물국회로 가다 보니, 국민들 입장에서 변화와 개혁이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에 양당체제에서 3당 체제를 만들어준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서울 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집권당의 선거 패배는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심판이라는 견해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특히 "대통령중심제라고 하지만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 특히 국회와의 관계에서 보면 되는 것도 없고, 국회를 찾아가기도 하고 초청해 말씀도 나눠보고 그래도 뭔가 되는 게 없었기 때문"이라며 총선 결과를 국정운영에 대한 심판보다 국회 탓으로 돌렸다.

박 대통령은 또 '새누리당 공천이 친박이란 특정 정파의 관점에 매몰되면서 지지층을 실망시켰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내가 친박을 만든 적은 없다. 거기에 관여하지도 않았다"며 "친박이라는 자체가 다 자신의 정치를 위한 선거마케팅에서 만들어내고 나온 이야기"라며 친박과 무관함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내각 개편과 개헌, 연정 등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명확히 했다.

내각 개편을 통한 국면전환과 관련, 박 대통령은 "경제적으로 할 일도 많고, 북한의 5차 핵실험 등 안보가 시시각각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렇게 할 여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개헌 논의에 대해서도 "지난 선거 때도 이번에 우리가 되면 개헌을 주도하겠다든지 그런 (개헌의) '개' 자도 나오지 않았다"며 국민들은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에 더 절박해 있다"고 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의 연정과 관련, 박 대통령은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이 와가지고 '같이 잘 해보자' 하는 걸로 국정이 잘 될 수는 없다. 그게 제 경험"이라고 연정론을 일축했다.

다만 3당 대표와의 회동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박 대통령은 "이란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서 이른 시일 내 3당 대표와 만나겠다. 이 만남을 정례화하는 문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여야 3당 대표와의 정례회동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특위 연장과 국회선진화법 개정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국민 세금이 많이 들어가는 문제' '법을 운용하는 사람의 마음' 등의 표현을 통해 우회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