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다문화가정 자녀, 제대로 교육받을 여건 만들어야

다문화가정 자녀의 학습과 진학률이 또래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걱정스럽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5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 조사'를 보면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학습활동과 고등교육기관 취학률은 전체 국민에 비해 큰 차이를 보였다. 다문화가정이 한국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경향을 보여주지만, 자녀 교육에 있어서는 여전히 벽이 높다. 우리 사회에서 교육이 '계층 이동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만큼 교육'진학의 불평등은 시급히 해소해야 할 문제다.

이번 실태 조사에서 다문화가정 재학 자녀 가운데 90%가량이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답했다. 그 이유로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해서' '학교 공부에 흥미가 없어서'로 나타났다.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저녁 활동은 전체 청소년과 비교해 공부, 학원 및 과외와 같은 학습 관련 활동의 비율이 낮게 나타난 반면 TV'비디오 보기 등의 비율은 높게 나타났다.

고교 취학률은 89.9%로 전체 국민의 93.5%에 비해 약간 낮았지만, 대학 이상의 고등교육기관 취학률은 53.3%로 전체 국민의 68.1%에 비해 크게 낮았다. 초'중'고 취학률은 전체 국민에 비해 큰 차이가 없었지만, 대학 이상의 취학률은 그 격차가 상당했다.

전국의 다문화 가구는 27만8천여 가구로 한국 전체 가구의 1.3%이지만, 다문화가정 학생 수는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대구의 다문화가정 학생 수는 전체의 1%에 이르고, 경북은 2%를 넘어서면서 이들의 학습'교육 문제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교육'진학의 불평등은 훗날 다문화가정의 자녀를 '이등국민'으로 전락시킬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우리 사회가 이런 불평등을 해결하지 않고선 다문화가정을 우리의 이웃으로 끌어안을 수 없다.

여성가족부가 성장지원 사업인 '다재다능 프로그램'과 또래 관계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이것으로도 부족하다. 다문화가정 자녀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는 맞춤교육, 역량교육 등의 학습 지원'진학 혜택 등 범정부 차원의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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