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대구의 1분기 청년실업률은 13.5%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2.1%포인트 올랐다. 경북 역시 0.2%포인트 상승한 11.5%였다. 단순 아르바이트 등 준실업 상태의 청년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인 청년실업률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이다. 갤럽 보고에서도 모든 국가가 직면해 있는 가장 시급하고도 긴급한 현안은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럼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 첫째는 기업을 우리 지역으로 유치하는 것이고, 둘째는 창업을 통해 새로운 기업들이 만들어지는 것이며, 셋째는 지역 기업들이 혁신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물론 우리 지역은 이 세 가지 모두를 필요로 하지만, 필자는 기업의 혁신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논의의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비즈니스 모델의 생명주기가 급격히 단축되어 기업들마다 지속 가능 성장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지상 과제가 되고 있다. 2012년 세계경제포럼에서 경제 리더들은 "이제 '자본주의' 시대는 가고 '인재주의' 시대가 온다"고 선언했다. 기업의 혁신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창안, 고객 확보, 매출과 이익의 증대, 지속 가능한 성장, 양질의 일자리 창출…. 이런 것을 만들어 나갈 주체는 바로 사람인 것이다. 결국 일자리 창출은 사람의 역량을 어떻게 최대화하고 활용하는가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정부는 지난 1월에 '직무 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력 운영을 위한 가이드북'을 발표했다. 이 지침은 채용-교육훈련-배치전환-보상-퇴직관리로 이어지는 기업의 인력 운영 전반에 걸쳐 직무 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력 운영 방안을 소개하고 있다. 스펙 위주의 채용에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한 채용으로 전환하고, 연공 중심의 평가와 급여 체계를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바탕으로 이에 따른 보상, 교육훈련, 배치전환 등 인사관리를 연계하는 '직무 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력 운영'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인력 운영의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근로자의 직무 역량을 높이고 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제고함으로써 그 결과 재직 근로자의 고용이 안정되고 청년 일자리가 창출되는 선순환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노동계에서는 성과 평가가 쉬운 해고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고 노동의 질을 악화시키며 노조를 무력화시키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객관적 성과 측정이 어렵다는 점, 과도한 경쟁 유발로 구성원 간 협업 체계를 저해할 수 있다는 점, 자의적인 평가를 배제할 수 없다는 점 등이 그 이유이다.
따라서 능력 중심'성과 중심의 인력 운영이 성공적으로 정착'확산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평가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직무 분석을 통한 업무 명확화, 성과지표 도출을 위한 대화와 협력의 과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과다 경쟁을 완화하고 경쟁 속에 협력을 지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일본의 리쿠르트사가 수십 년간 상장 기업에 대한 성과를 추적 조사해 장수 기업이면서 고성장하는 기업들의 특징을 추려냈는데, 그 회사들의 직원들이 갖는 회사에 대한 이미지는 '사람을 중시하고 화기애애하면서도 성과로 인한 긴장감이 크다'는 특징이 있었다.
우리에게는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고 산업 구조와 기술 교체는 가속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용 안정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기업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그리고 그러한 혁신을 뒷받침해 줄 직무 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력 운영이야말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노사의 필수 전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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