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의 한 제조업체에 근무하는 유상정(35) 씨는 아들(5세)과 딸(3세)을 둔 맞벌이 부부다. 부부는 시댁에 아이를 맡겼지만 2년 전 아버지가 병환으로 입원하면서 육아 고민이 적지 않았다. 아내와 상의 끝에 지난해 6개월간 유 씨가 육아휴직을 냈다. 올해는 아내가 육아휴직 중이다. 올 1월 회사에 복귀한 유 씨는 "남자가 육아휴직을 쓰기까지 회사와 상사 눈치를 보느라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아빠의 도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육아휴직을 냈고, 아내와 직장의 소중함도 더 느꼈다"고 했다.
보수적인 대구경북의 남성 근로자들이 육아휴직을 활용하는 사례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대구고용노동청은 올 1분기(1~3월) 대구경북 남성 육아휴직자가 72명으로 지난해 동기(63명) 대비 14.3% 증가했고, 여성 육아휴직자도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연간 남성 육아휴직자는 2010년 49명에서 2012년 92명, 2014년 185명, 지난해 270명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여성 육아휴직자에 비하면 여전히 소수다. 여성은 2010년 2천517명, 2012년 3천251명, 2014년 4천9명, 지난해 4천501명이었다.
또 올 1분기 대구경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활용한 근로자는 29명으로 지난해 동기(24명) 대비 20.8%가 증가했다. 대구경북의 연간 인원은 2012년 15명, 2013년 49명, 2014년 41명에서 지난해 115명으로 크게 상승했다.
남성 육아휴직자가 급증한 이유는 고용노동부가 올 1월부터 확대 추진한 '아빠의 달' 제도가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아빠의 달' 제도는 같은 자녀에 대해 아내가 육아휴직을 사용하다가 남편이 이어받아 사용할 경우 남편의 첫 3개월 육아휴직 급여를 통상임금의 100%(최대 150만원)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기존에는 육아휴직 급여는 통상임금의 40%만 지원했다. 최기동 대구고용노동청장은 "지역 기업들이 일터문화를 바꿀 수 있는 남성 육아휴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노사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육아휴직제: 만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근로자는 남녀 각각 최대 1년간 육아휴직이 가능한 제도.(부모 합산 최대 2년)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 만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근로자는 최대 1년간 육아휴직 대신 근로시간을 주 15~30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고 줄어든 임금의 일부를 정부가 지원하는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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