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 최고 권위 UN NGO 콘퍼런스 경북에 오다]<상>어떤 행사인가

지구촌 새마을운동 100개국 시민 모인다

올 들어 가장 주목받는 국제 행사가 경북에서 열린다. 제66차 UN NGO 콘퍼런스가 30일부터 사흘간 경주에서 개최되는 것이다.

전 세계 100여 개국 2천500여 명의 NGO(Non-Governmental Organization'순수 민간단체) 대표들과 관련 인사들이 참석하는 이 콘퍼런스는 외형적 규모뿐만 아니라 반기문 UN사무총장의 참석에다 '아시아 최초개최' 'UN의 지속가능한 개발목표(SDGs) 이행' '시민교육' '새마을' 등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는 여러 키워드와 맞물려 있다. 이번 콘퍼런스에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이유다.

◆유엔 71년의 역사와 함께해 온 전통의 포럼

UN NGO 콘퍼런스는 UN의 공보국(DPI: Department of Public Information)이 주최하는 행사다. UN DPI는 유엔의 활동을 전 세계에 홍보하는 역할을 하는 부서. DPI는 자신들의 활동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홍보방법을 구상하는데 그 노력 중 하나가 바로 전 세계 NGO와의 협력이다.

UN DPI는 UN 홍보를 위해 NGO를 이용하고, NGO는 이를 통해 각종 프로그램 개발과 워크숍, 자원센터 이용 등의 혜택을 누린다. 유엔 NGO 콘퍼런스는 UN 창설 초기인 1946년 유엔총회에서 DPI와 NGO의 협력이 강조되면서 시작된 이래 거의 매년 개최됐으며 올해로 제66차 70주년을 맞이할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정식명칭은 'UN DPI/NGO Conference'. 초창기 UN 홍보차원을 넘어 이제는 전 세계 100여 개국 1천500여 개 NGO 대표들이 모여 토의하는 세계최고 권위 시민사회 포럼이 됐다.

◆아시아'아프리카 대륙 최초 개최지가 경북

UN NGO 콘퍼런스는 60회까지 미국 뉴욕 UN본부에서 개최됐고 이후 61회 프랑스 파리, 62회 멕시코 멕시코시티, 63회 호주 멜버른, 64회 독일 본, 65회는 다시 미국 뉴욕에서 개최되는 동안 아시아'아프리카는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 공보국은 UN 주최 회의 불모지인 아시아'아프리카 최초로 우리나라에 먼저 개최를 제안했다. 우리나라의 높아진 국제적 위상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UN 연례행사의 최초 개최는 우리가 이제는 단순 조력자를 넘어 적극적으로 글로벌 이슈에 대한 목소리를 주도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목소리다.

아프리카에서 활발한 기부와 봉사활동을 벌인 데 이어 2014년 뉴욕본부에서 열린 제65차 UN NGO 콘퍼런스에서 민요 '아리랑'과 평화송 '그날에'를 열창, UN과 특별한 인연을 맺었던 가수 이승철 씨와 월드비전 국제구호팀장으로 일하며 세계시민학교를 설립한 한비야 씨가 이번 콘퍼런스의 홍보대사로 위촉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세계인들은 경북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나?

이번 콘퍼런스의 주제는 '세계시민교육(Education for Global Citizenship)-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 이행을 위한 협력(Achieving the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Together)'이다.

UN은 이 콘퍼런스와 관련, UN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세워놓고 있다. SDGs는 전 세계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실현하기 위해 올해부터 2030년까지 앞으로 15년간 유엔과 국제사회가 달성해야 할 목표를 의미한다.

SDGs는 2001년부터 2015년까지의 UN개발목표였던 새천년개발목표(MDGs)가 공적개발원조(ODA)에 대한 관심 환기 등 여러 성과에도 불구하고 빈곤과 질병, 교육의 평등 등에 있어 미비한 점들이 많다는 반성에서 만들어졌다.

SDGs는 기존 MDGs 8개 목표(21개 세부목표)보다 훨씬 넓은 영역에서 보다 구체화된 17개 목표(169 세부목표)로 구성돼 있다.

이번 콘퍼런스는 17개 SDGs 목표 중 4번째인 '양질의 교육'(Quality Education)에 중점을 두고, 포용적이고 안전하며 평등한 양질의 교육,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평생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시민사회의 전략 등을 논의한다.

교육에 주목하는 이유는 모든 문제를 푸는 열쇠는 사람에게 있으며 결국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교육이라는 것이다.

◆SDGs의 실천수단이 바로 새마을운동

세계적 포럼에 새마을운동 특별 세션 라운드테이블과 새마을시민교육 워크숍이 들어갔다. UN개발정상회의(2015년 9월)에서 SDGs의 효과적 실천수단으로 새마을운동이 언급될 정도로 UN에서 새마을운동이 큰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빈곤 종식, 보건과 복지, 양성평등 등 17개 분야로 구성된 SDGs 어젠다 설정에 한국의 발전경험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결국 SDGs 목표 중 대부분이 새마을개발 범주에 속하는 것이다.

특히 빈곤탈출의 실제 성공 사례인 새마을개발 방식이 개발도상국을 위한 유용한 학습 모델로 평가되고 있다. 전 세계 극빈층의 3분의 2가 개발도상국 농촌에 있기 때문에 농촌을 개발하지 않고는 빈곤퇴치가 불가능하고, SDGs 달성도 빈곤퇴치 없이는 달성하기 힘든 만큼 새마을운동은 세계 사람들이 주목하는 중이다. 한국이 식민지배와 빈곤의 아픔을 겪으면서도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기적을 일구었기에 그 기적의 원동력이었던 새마을운동을 핵심적 농촌 개발프로그램으로 세계인들은 인식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경북도는 해외 개도국에 새마을운동세계화사업을 10여 년째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전국 유일 지자체로 새마을운동에 주목한 이번 콘퍼런스의 의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경북도는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시기에 지방정부가 직접 나서 국내는 물론, 세계 오지를 직접 발로 뛰며 새마을운동을 통한 전 세계 빈곤퇴치를 위해 노력해왔다. 그간의 노력을 인정받아 최근에는 UN차원의 지지뿐만 아니라 각국에서 경북도에 전수 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경북의 새마을 사업이 전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새마을이라는 한 국가, 한 지역의 발전모델이 UN 회의 하나의 섹션 주제로 채택된 것은 사상 유례없는 일"이라며 "이제 우리가, 특히 새마을 발상지 경북도민들이 자긍심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반기문 UN사무총장과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이번 콘퍼런스 최종 결과물로 '경주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제66차 유엔 NGO 콘퍼런스가 다양한 기관이 협력해 시민사회 발전을 위한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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