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요? 그거 강이 오염되면 생기는 거 아닌가요?"
지난달 17일 낙동강 달성보 하류에 있는 도동서원 앞 도동나루터에서부터 고령군 우곡면 우곡교 상류 사이에서 녹조가 시작됐다. 올해는 지난해 처음 녹조가 관측된 6월 8일보다 20여 일이나 일찍 나타났다. 녹조는 4대 강 사업 이후 5년째 매해 늦봄에서 초여름이면 언론을 통해 접하는 단골손님이다. 그런데 이처럼 자주 접하는 만큼 뭔가 알 듯하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정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려운 것이 녹조다. 그렇다면 녹조의 정체는 뭐란 말인가?
◆녹조는 정식 명칭이 아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녹조'라는 말은 올바른 명칭이 아니다. 이 말은 1996년 들어 우리나라 언론 등을 통해 처음 사용됐다. 연안 해수가 붉게 변하는 적조 현상과 비교해 붙여졌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 대구경북본부 수질관리팀 관계자는 "녹조는 물속에 사는 조류, 즉 식물성 플랑크톤이 큰 규모로 발생해 물 색깔이 심하게 녹색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원인 조류 대부분이 남조류인 탓에 녹조가 학문적으로 정확한 표현이라고 할 수 없지만,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이라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류는 일반적으로 광합성을 하는 엽록소의 종류와 외부형태, 세포 구성물질에 따라 분류한다. 이 중에서 녹조 현상을 일으키는 남조류는 간장독, 신경독 등 독성물질을 배출할 가능성이 있는 조류다. 또 풀 냄새나 곰팡내를 풍기기도 한다.
초여름에서 가을 사이에 발생하며, 엽록소의 영향으로 물빛이 녹색을 띠게 한다. 남조류 중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티스, 아나베나, 오실라토리아, 아파니조메논 등이 녹조 현상 원인 미생물이다.
◆녹조가 독을 뿜는다고?
녹조 현상을 일으키는 남조류는 미량의 냄새물질과 독소를 배출한다. 특히 대량 발생 때 물속으로 햇빛 차단, 용존산소 감소, 독소에 의한 어류 폐사 등 생태학적 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다. 다행히 이런 영향이 장기적으로 지속하지는 않는다.
사실 일부 남조류가 배출하는 냄새발생 물질은 인체에 해가 없으나 불쾌감을 유발한다. 또 남조류 중 아나베나는 신경독소를, 마이크로시스티스는 간독소를 배출한다. 그런데 이를 항상 배출하는 것은 아니다. 평상시 독소는 세포 내에만 있다. 노화 또는 세포 분해, 포식자로부터 공격을 받거나 서식 환경이 나빠질 때 이를 내뿜는다.
K-water 대구경북본부 수질관리팀 관계자는 "녹조 현상이 생긴 물을 정수하지 않고 대량 음용한다면 인체에 해를 입힐 가능성은 있다. 이 물이 피부에 닿으면 체질에 따라 알레르기성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면서도 "고도정수처리를 통한 녹조 독소 제거율이 99.7~99.9%이고, 냄새물질은 100% 없앨 수 있어 수돗물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녹조 현상,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녹조는 영양물질(총인) 유입과 하천 체류시간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발생한다. 이 때문에 조류 발생을 줄이는 게 근본 대책이다.
먼저 유기물과 영양염류 유입을 막아야 한다. 가정에서 내보내는 생활하수 중 세제 성분에 의한 인 유입이 하천에 흘러들어오는 전체 인의 60%에 이른다. 그런 만큼 호수나 하천으로 유입되는 생활하수와 오'폐수 정화가 필요하다.
그뿐만 아니라 상수원으로 쓰이는 상수원수 주변 축산시설, 공장, 위락시설 등 오염물질 배출업소에서 미처리된 오염물 배출 방지에도 신경 써야 한다.
또 효과적인 녹조 관리를 위해 지자체와 각 부처의 공동 노력도 필요하다. 현재 정부는 국무조정실과 환경부,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등이 참여하는 녹조대응 TF(태스크포스)를 구축하고, 4대 강 유역환경청과 국토관리청, 광역지자체, K-water 등으로 구성된 수질관리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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