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친박의 고민…당권 접수냐, 새 정당이냐

탈당파 복당…새누리 앞날은

김진태, 김태흠, 조원진, 이장우(왼쪽부터) 등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이 1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을 열고 탈당 무소속 의원 복당 사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태, 김태흠, 조원진, 이장우(왼쪽부터) 등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이 1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을 열고 탈당 무소속 의원 복당 사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는 새누리당 내 계파갈등이 어떻게 마무리될지는 친박계의 선택에 달렸다.

먼저, 다소 힘들고 수고스럽겠지만 보다 온전한 '떡'(당권)을 먹기 위해선 비박계가 원하는 탈당 무소속 국회의원들의 복당을 수용하는 선에서 지금의 갈등을 마무리하고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 나서서 비박계와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방식이다.

이는 원내 제1당이 된 새누리당을 지금의 모습 그대로 온전하게 접수하는 효과가 있다. 아울러 그동안 줄기차게 새누리당의 발목을 잡아 온 계파갈등의 뿌리도 뽑을 수 있다. 전당대회에서의 승리를 무기 삼아 청와대를 정점으로 여권을 일사불란한 '상명하복' 체제로 끌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총선 후 새누리당 내 친박계 비중을 고려하면 무소속 탈당 의원들의 복당에도 당내 주도권은 친박계가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친박계가 어떠한 변수조차 허락하지 않으면서 하나도 잃지 않는 일방적인 승리만 고집해서는 당원과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이 복당 결정을 수용하겠다고 한 발언의 배경도 여기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박계에 힘을 실어주는 선택이 어떻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지 확신할 수 없는 점은 부담이다. 특히, 친박계로선 과반을 넘어 개헌선인 180석까지 장담했던 지난 4'13 총선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참패를 기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더욱 불안함을 떨쳐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선택지는 무소속 탈당파의 복당 결정을 주도하거나 동의한 현 지도부를 와해시키고 친박계 중심으로 당을 완전히 탈바꿈시키는 방법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를 완벽하게 보좌할 수 있는 데다 대선 준비도 더욱 밀도 높게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선택은 일정 기간 동안 지도부 공백 사태가 불가피해 새누리당 전체가 국민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선 비박계의 이탈까지 현실화될 수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대부분 양지에서만 정치를 한 스타일이라 웬만해선 당을 등지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을 전제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하지만 단임제 대통령의 임기 말에는 민심의 이반과 이에 편승하는 대통령 친위 세력의 이탈이 여당 내에서 빈발했다"고 말했다.

한편 17일 친박계 일부에선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정진석 원내대표와 비박계 강성 의원들의 폭언과 압박에 못 이겨 복당 결정을 한 것으로 규정하고 김 혁신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당 지도부를 새롭게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도부 내 비박계 강경파들에게는 사퇴를 촉구하고, '모반'을 시도한 정진석 원내대표에게는 지속적으로 사과를 요구함으로써 실권을 내려놓게 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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