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원 4곳 중 3곳 교습비 부풀려 받아

신고 금액 다로 실제 징수 따로…학원 "일반 제품과 다른데…"

22일 오후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들이 수성구 만촌동 한 학원을 찾아 옥외가격 표시제 및 수강생 대장, 영수원부 등을 점검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22일 오후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들이 수성구 만촌동 한 학원을 찾아 옥외가격 표시제 및 수강생 대장, 영수원부 등을 점검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대구시교육청의 '학원 운영 정상화를 위한 합동점검'에서 학원들의 교습비 초과 징수, 옥외가격표시 위반 등 문제점이 줄줄이 드러났다.

21일 오후 대구 수성구 한 보습학원. 수강생 1천 명이 넘는 이 학원 외부에는 8개 과목의 교습비가 표시돼 있었지만, 내부로 들어가 보니 개설과목이 47개나 됐다. 단속에 나선 교육청 직원이 '허위 기재'라며 지적하자 학원 원장은 "교육청에 47개 과목을 등록했지만 6월 현재 개강 중인 수업은 8개뿐이라 그렇게 적어 둔 것이다"며 둘러댔다.

이 학원의 문제점은 또 있었다. 학원 시간표와 교습비를 대조한 결과, 분당 교습비가 실제 교육청에 신고된 금액을 넘어선 것이다. 한 학생의 경우 4주 1천720분 수업에 총 32만원의 교습비를 내고 있었지만, 시간표상으로는 280분이 비는 1천440분의 수업만 듣고 있었다. 다시 말해 분당 186원으로 교습비가 책정돼 있지만, 실제 220원가량으로 초과해 받는 것이다.

같은 날 점검 대상이 된 학원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점검 대상 4곳 중 3곳이 외부에 표시된 가격보다 실제 교습비가 더 비쌌다.

갑작스러운 단속에 지역 학원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교습 시간 제한 등으로 운영이 예전보다 어려워진 상황에서 규제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불만도 만만치 않았다.

한 학원장은 "유명강사를 쓰면 같은 과목이더라도 교습비가 비싸질 수밖에 없는 등 일반적인 제품이나 서비스와 달리 여러 가지 면을 고려해야 한다"며 "갑작스러운 단속도 사실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는 것 같아 불쾌하고, 학원생들이 놀라기도 한다"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학부모들은 철저한 단속을 통해 교습비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보충수업, 질의응답시간 등 학부모들이 고려하지 않았던 부분까지 교습비에 포함해 학원비가 주먹구구식으로 책정되고 있는 만큼 엄격한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원장들이 확인하기 어려운 자료로 해명하고 있어 당장 벌금이나 벌점을 매기는 등의 조치는 어렵지만 불법 행위가 근절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행정 지도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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