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대구 북구 칠곡시장 내 '다문화잔치거리'에서는 오가는 행인을 볼 수 없었다. 상점은 셔터를 굳게 내렸고 바닥에는 공과금 우편물이 나뒹굴고 있었다. 시장 상인은 "올 초부터 장사를 안 하더니 3, 4달 전부터는 아예 문이 닫힌 채 방치돼 있다"고 말했다.
칠곡시장 내 다문화잔치거리가 몇 달째 방치돼 시장 상인들 사이에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문화잔치거리는 2014년 정부 공모 사업에 선정돼 국'시비 등 3억원을 들여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거리에는 점포 9칸이 설치돼 터키와 멕시코 등 7개국 전통 먹거리 음식점과 페루 액세서리 판매점 등이 입점했다.
하지만 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거라는 애초 기대와 달리, 거리 활성화는 더디기만 했다. 상가가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있는 데다 좁은 공간에 점포 9곳이 밀집해 편의시설이 부족했던 탓이다. 결국 거리 운영 수탁을 받은 업체는 지난 2월부터 사실상 영업을 포기했고 북구청은 급기야 지난 4월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거리가 5개월째 방치돼 있자 상인들은 하루빨리 다시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홍광헌 칠곡시장 상인회장은 "빈 점포 때문에 시장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은 물론, 다문화잔치거리를 활용한 시장 활성화 정책도 물거품이 됐다"면서 "개인 상가였으면 점포 유치를 위해 발벗고 나섰을 텐데 구청이 손 놓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올해 하반기에라도 입점 업체를 선정해달라는 입장이다. 다문화잔치거리 유지가 어렵다면 한국 음식점이라도 입주시켜 빈 점포를 채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애초 사업 계획이 치밀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 관계자는 "사업 진행 전 단계부터 상인회는 물론, 지역 내 역량을 갖춘 단체와 협의해 시설을 설치하고, 운영을 시작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영업 지원을 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형성됐어야 하는데 이런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평했다.
이에 대해 북구청 관계자는 "기존 운영 업체가 건물을 비워주지 않아 새 사업자 선정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 공모 사업으로 지원받아 다문화 관련 이외의 사업 계획 변경도 어렵다"면서 "앞으로 예산 1천만원을 확보해 상점 개수 축소 공사를 진행하고 대구 내 다문화 관련 센터와 협의해 올해 안으로 다시 문을 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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