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코노 피플] 류병선 영도벨벳 회장

"화장품 출시 1년 만에 사용자 2만여 명, 벨벳처럼 세계서 사랑받는 제품 만들 것"

"나이를 거꾸로 먹으시네요. 누구신지 몰라보겠어요. 보톡스라도 맞으셨나요?"

올해 희수(喜壽)를 맞은 영도벨벳 류병선 회장이 요즘 지인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이다. "지난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후 원래 쓰던 화장품을 자사제품으로 바꿨는데 점점 젊어지는 것 같아요." 류 회장은 으레 하는 인사치레가 아닌 것 같아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류 회장은 지난해 화장품산업에 뛰어들었다. "영도코스메틱은 한국화장품 연구, 개발, 제조의 삼성전자로 불리는 코스맥스㈜와 손잡고 특화된 기술력과 안전한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어요. '맑은 자연으로의 비상'이라는 뜻을 담아 '연비아'(然飛雅)라는 제품을 만들었어요" '비싼 모델, 비싼 광고가 아닌 비싼 성분, 비싼 피부과학기술'로 만든 최상의 품질과 거품을 뺀 합리적인 가격이 핵심 포인트란다.

화장품 산업 진출에는 주위의 반대도 많았다. 이미 많은 업체들이 진출해 있는데다 업계에 널리 퍼져 있던 '한탕주의' 역시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호랑이굴에 들어가서 호랑이 새끼라도 잡아오자'는 생각에 진출을 결심했다. 지금까지의 성공을 나누자는 생각도 있었다. "돈을 좇았으면 화장품업계에 진출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세계 일류의 꿈과 도전을 바탕으로 '영도다운 것이 곧 세계적인 것'이라는 생각과 장인기업 영도의 꿈을 담아 새로운 천 년을 약속하는 화장품 제조 판매사업에 진출하게 됐습니다." 한마디로 멋진 기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화장품업에 진출하게 됐다.

영도벨벳이 오직 한길, 벨벳 기술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세계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해 왔던 것처럼 '연비아'도 이 같은 노력과 기술개발로 세계로부터 사랑받는 화장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미 성공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제품 출시 1년 만에 사용자만 2만여 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돈 쓰는 재미에 푹 빠졌다. 나누기 위해서란다. 지난해에는 장학재단을 설립해 매년 108명의 청소년들에게 학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 대구불교총연합회 신도회 회장 역할까지 맡아 자신이 가진 재물과 사랑을 아낌없이 사회로 돌려주고 있다.

세계 1등 벨벳제품 개발에 대한 집념도 여전하다. 1963년 영도 섬유로 문을 연 영도벨벳은 2006년 세계 일류상품에 선정되고 2010년에는 3천만달러의 수출탑을 수상했다. 벨벳 관련 특허만 14종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벨벳 섬유의 대표주자다. 해외에서 '쓰리 이글스 벨벳'으로 유명하다. 매출의 90%가 수출이며, 유명 해외브랜드 '조르지오 아르마니', '버버리' 등에서도 영도벨벳 원단으로 옷을 만들고 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20년 전 금융위기 때는 부도를 맞기도 했다. 이처럼 기업을 55년간 운영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이를 모두 헤쳐나갈 수 있었던 비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만사(萬事)에 감사하세요. 그러면 만사가 행복해지고 만사가 형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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