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맹꽁이 산란지인 대구 달서구 대명유수지가 낙동강 사업 탓에 맹꽁이 서식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몇 해 동안 관찰된 맹꽁이 이동 개체 수가 급격하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대구지방환경청의 모니터링 결과 대명유수지의 맹꽁이 이동 개체 수가 최근 3년 사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8만7천650마리가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2014년에는 1.7% 수준인 1천481마리로 뚝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이보다 적은 264마리가 관찰됐다. 대구환경청 모니터 요원에 따르면 올해도 현재까지 40여 마리만 확인된 상태다.
환경단체는 "맹꽁이 이동 개체 수가 줄어든 원인은 낙동강 사업으로 달성보를 설치한 뒤 산란 환경이 나빠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맹꽁이는 평소엔 마른 땅이지만 장마철에 빗물로 새로 생긴 물웅덩이(수심 30~50㎝)에 산란을 하는 습성이 있다"며 "하지만 달성보 담수 이후 지하수위가 올라오면서 마른 땅이 줄어들고 항시 물이 고여 있는 곳이 많아져 산란하기에 좋지 않은 여건이 됐다"고 했다.
실제 2014년 대구시의 '대명유수지 맹꽁이 습지생태공원조성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 보고서를 보면, 달성보 담수 이후 맹꽁이 서식 환경이 변화됐다고 지적했다. 달성보 설치 후 마른 땅이 대부분이었던 대명유수지 안에 13.7~15m의 물웅덩이가 여러 개 생긴 것을 확인했다. 이처럼 대명유수지가 '호수화' 되면서 맹꽁이 서식지 면적이 5만8천㎡ 정도 축소됐다.
이에 대해 대구환경청은 "맹꽁이 이동 개체 수가 줄어든 것은 마른 장마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산란한 올챙이가 새끼 맹꽁이로 자라 이동하려면 17일가량이 걸리고, 이 기간에 빗물로 고인 물웅덩이가 유지되려면 적어도 120㎜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해야 한다. 하지만 2014년 이후 강수량이 적어 맹꽁이 이동 개체 수도 줄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주장이 일부만 설득력이 있다는 점이다. 맹꽁이가 주로 산란하는 7'8월 강수량을 보면, 7월은 2014~2016년(140~160㎜)이 2013년(250㎜)보다 적지만, 8월은 2014'2015년(270~400㎜)이 오히려 2013년(200㎜)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대구환경청 관계자는 "맹꽁이 서식환경이 달성보 때문에 나빠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강수량과 인근 도로 공사 등 여러 요인이 작용했을 수 있고, 앞으로 비가 충분히 오면 산란이 활발해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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