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국지성 집중호우에 대한 기상청의 예보가 유명무실하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국지성 호우가 쏟아질 때마다 침수, 정전 등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기상청은 강수 예상 지역'시간'강수량 등에 대한 예보를 제때 하지 못해 '예보'의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저녁 대구에 예고 없이 쏟아진 국지성 호우로 곳곳에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대구치맥축제의 대미를 장식할 폐회식과 공연은 결국 무산됐다. 주최 측은 1시간가량 기약 없이 폐회식을 미뤄야 했고 기상청에서는 "국지성 호우라 비가 언제 그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비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호우로 인한 피해 사례는 대구시에 총 25건(침수, 토사유출 등), 소방당국(오후 7시 기준)에 총 36건(배수지원'화재 등)이 접수됐다. 이날 오후 7시쯤 낙뢰로 동구와 북구 일부 지역에서 정전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 기상청의 시스템으로서는 돌발적 호우에 대한 정확한 예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기상청은 대기 불안정으로 인한 집중호우의 경우 '대구 OO동 에 O시경 OO㎜가량 비가 내리겠다'는 식의 정확한 예보는 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역시 대구기상지청은 '대구경북지역에 강수확률 60%로 국지성 호우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했다.
대구기상지청 관계자는 "저기압 통과로 인한 강수는 대기 흐름과 날씨 상태 등으로 강수시나리오가 비교적 체계적으로 나타나지만 국지성 호우의 경우 대기 불안정 등으로 인해 좁은 지역에서 빠르게 비구름이 형성돼 단시간에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예보관이 '지역 전문성'을 갖추기 어려운 직무 환경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기상예보의 경우 컴퓨터를 통해 대체적인 기상정보를 주는 '수치모델'에 지역의 기후 특성 등에 대한 예보관의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개념모델'이 더해져서 예보가 생성된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국지성 호우의 경우 기술이나 수치모델이 아무리 발달해도 예측이 어려운데, 수치모델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예보관 개개인이 지역 기후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나라 예보관들은 2, 3년 만에 근무지를 바꾸는 순환보직 탓에 지역 전문성을 키우기가 매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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