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멍 뻥 뚫린 도로바닥 "악"…신고해도 늑장 대처 "불안감 더"

구청 "사흘 지나야 조치"

지난 19일 오후 11시 직장인 김모(28) 씨는 대구 북구 복현동 한 아파트 앞 도로 지면에서 5㎝ 크기의 구멍을 발견했다. 구멍은 손을 집어넣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여서 싱크홀의 전조 현상을 의심한 김 씨는 곧바로 구청 당직실에 신고했지만 22일이 돼서야 복구할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하지만 22일에도 도로 위 구멍은 여전했다. 취재진이 취재에 나서자 그제야 구청 담당자는 현장 조사에 들어갔고 "조만간 굴착을 통해 구멍의 원인을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지반 침하 등으로 발생하는 도로 포트홀(pot hole)이 빈발하고 있지만 보수가 늦은 경우가 많아 안전사고 우려가 높다.

긴급복구반을 운영하고 있는 시설관리공단이 관리하는 4차로 이상 도로는 포트홀 발생 시 긴급 보수가 가능하지만 구'군청이 관리하는 4차로 이하 도로는 복구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구에서 포트홀은 지난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7천900여 건씩 발생하는 등 매달 500~600여 건 이상씩 높은 빈도로 발생하고 있다. 준공된 지 오래된 도로가 많아 지반이 약한데다 지하수 유실이나 인근 공사장의 영향 등으로 주로 발생하고 있으며 사고 원인을 제공해 도로 위 '지뢰'로 불린다.

대구시는 싱크홀(지반 침하)과 포트홀(도로 팸)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자 발견 즉시 보수가 필요하다고 보고 올 1월 12시간 내 보수할 수 있도록 대응 체계를 개편했다. 대구시설관리공단은 긴급복구반을 편성하고 24시간, 365일 가동하고 있으며 비나 눈이 올 경우 7개조 25명으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 현재까지 대구에서 5천800건의 포트홀을 보수했다. 이런 성과로 시설관리공단은 올해 국토교통부 주관 도로정비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대구 전체 도로 930㎞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도로포장 전문가인 조규태(영남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구청은 아무래도 포장에 대한 인식이나 중요성, 예산 모두가 부족할 수밖에 없고 이원화된 시스템으로 책임 소재도 불분명해진다"며 "앞으로 포트홀 등이 더욱 심해질 수 있는 만큼 도로에 대한 공공성과 신뢰성을 확립할 수 있는 통합관리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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