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업인 포스코가 '최순실 게이트'로 또다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포스코는 과거 정권에서 실세 비리가 터질 때마다 연루됐고, 역대 회장들이 사법처리되거나 중도 퇴진하길 반복했다. 이번에도 예외 없이 온갖 구설에 오르거나 이런저런 소문에 시달리고 있어 괴로워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번에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각각 30억원과 19억원을 출연한 것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특별한 비리에 연루된 정황은 없다. 포스코 측은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해 전국경제인연합회 요청으로 자금을 출연했고, 이사회 승인을 거쳐 큰 문제는 없다고 했다. 포스코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기금 출연 과정을 공시한 점을 보면 어느 정도 투명성을 갖추려고 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더라도, 최순실과 그 패거리가 포스코를 뜯어먹기 위해 노력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K스포츠재단과 최순실 씨 소유인 '더블루케이'가 배드민턴팀 창단을 위한 자금 지원을 요청했고, 배드민턴팀의 해외 훈련 업무를 맡겨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포스코 측이 거절해 성사되지 않았다. 최 씨 측근인 차은택 전 창조경제단장이 포스코의 광고대행 자회사였던 포레카를 강탈하려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포스코가 또다시 상처투성이 신세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 정도뿐이라면 그나마 다행스럽다. 아마 이명박 정권 때의 비리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정준양 전 회장으로 인한 학습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권오준 회장이 취임 후 '클린 포스코 시스템'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벌여온 결과물일 수도 있다.
전'현 정권이나 실세들이 포스코를 '뜯어먹을 대상'으로 보고, 이권 개입에 골몰한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포스코에 지대한 관심을 쏟은 것은 잘 알려진 얘기다. 이번에는 운 좋게 넘어갔을지 모르지만, 청와대가 회장 선임에 계속 개입하는 한 이런 유사한 사건에 휘말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민영화한 지 16년 된 대기업 총수를 아직도 청와대에서 낙점하는 것은 한 편의 코미디나 다름없다. 정치권에서는 포스코를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것을 '경제 민주화'의 첫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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