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량 생활흠집, 사고로 위장하면 보험사기

올해 초 새 차를 구입한 김정기(47) 씨는 지난달 엔진오일을 교체하기 위해 정비업소에 차량을 맡겼다가 솔깃한 얘기를 들었다. 정비업체 대표가 "차량 범퍼에 생긴 잔 긁힘과 흠집을 '가해자 불명' 사고로 위장하고 자차보험으로 처리하면 본인 비용 부담 없이 차량 전체를 도색할 수 있다"고 귀띔한 것이다. 김 씨는 꺼림칙하긴 했지만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한다"는 대표의 말을 믿고 전체도색을 했다가 최근 보험사기범으로 몰려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다.

김 씨처럼 정비업체의 달콤함 유혹에 현혹돼 보험사기에 가담한 운전자들이 대거 경찰의 수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이 21일 일상 중 발생한 차량 흠집과 긁힘을 사고로 위장해 보험금을 타간 운전자 881명에 대한 자료를 경찰에 전달하고 수사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일상생활 중 흔히 발생하는 차량의 흠집과 긁힘 등을 차량사고에 의한 것처럼 허위 조작해 자동차보험으로 차량 전체를 도색한다는 제보가 다수 접수됨에 따라 보험업체에 관련 조사를 철저히 시행하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다수의 사고를 동일 일자에 일괄 접수하는 등 허위 신고가 의심되는 접수 건에 대해서는 반드시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등 보험사의 지급심사 업무를 더욱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김동하 금융감독원 보험사기단 팀장은 "보험사기는 반드시 적발되고 엄중 처벌된다는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보험업체들이 단속을 강화하도록 유도할 생각"이라며 "차량 전체를 공짜로 도색해준다거나 수리해준다는 등 보험약관에서 보장하지 않는 제안을 받는 경우 현혹되지 말고 보험사기로 의심되는 만큼 금융감독원 보험범죄신고센터에 적극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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