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산야가 곱게 물들고 풍요로운 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상쾌한 공기를 음미하는 것도 이제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조금만 지나면 어느덧 계절이 교차하면서 화기 취급이 늘어나는 본격적인 겨울철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계절 변화를 사람들은 기온이나 계절만이 갖는 색깔로 표현하곤 한다. 하지만 소방 공무원들에게는 이맘때가 일 년 중에서 각종 재난 출동이 가장 많고 바쁜 시기이기 때문에 소방차 색깔만큼 붉은빛으로 머릿속에 오버랩 된다.
따라서 전국 소방서에서는 매년 겨울 문턱으로 들어서는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정하고 범국민적 예방활동 강화와 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대대적으로 펼친다. 또 11월 9일을 '소방의 날'로 정해 119 희생봉사 정신을 기리고 각종 재난현장에서 신속한 화재진압'구조'구급활동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결의를 다지기도 한다. 경상북도 소방본부 역시 도민이 편안하고 안전한 겨울나기를 할 수 있도록 24시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는다.
지난해 경북에 발생한 화재 현황을 살펴보면 모두 3천68건이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131명, 재산 피해는 176억7천만원이었다. 이 중에서 1천29건이 겨울철에 발생해 전체 건수의 33.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날씨가 추워지면 불을 가까이하게 되고, 화재도 빈번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더욱더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꺼진 불도 다시 보는 안전의식의 실천과 생활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요즘 도민 안전을 위협하는 재난은 화재뿐만 아니라 교통, 산악사고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기후 영향으로 더욱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양상을 보인다. 대부분 사소한 부주의나 무관심으로 인해 치명적인 피해를 입고 때로는 생명을 잃기도 한다. 겨울철 안전의식이 비단 불조심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전반에 체화되어야 함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해 꼭 알아두어야 할 안전수칙을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전체 화재의 약 40%가 주택에서 발생한다. 가장 안전한 것 같은 가정이 자칫하면 가장 위험한 곳으로 바뀔 수 있는 계절이 바로 겨울이다. 주택에는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설치하고 화기를 취급할 때 항상 안전을 염두에 둬야 한다. 전기시설은 반드시 규격전선 사용하고, 인화성 물질 취급에도 주의해야 한다. 다중이용시설을 관리하는 사람의 경우 비상구 피난'방화시설 유지관리에 빈틈이 없어야 하고 화재예방순찰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소방통로에 상품을 진열하는 것과 같은, 비상시 시민의 대피를 방해하는 요인들을 미리 제거해야 한다. 또한 쪽방, 주거용 비닐하우스 등 안전사각지대는 소방서의 예방순찰도 중요하지만, 거주자들의 소방안전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민들은 소화기 사용요령과 대피로를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화재는 발생 초기에 진화하면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하지만 5분이 지나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져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끼친다. 화재 초기 소화기 한 대는 소방차 한 대와 같은 효력을 낸다. 소화기 한 대가 우리 집 소방서인 셈이다.
경북소방본부는 이달부터 내년 2월 말까지 4개월간 '겨울철 소방안전 대책기간'으로 정해 '대형화재 제로화' 목표 아래 전 행정력을 동원, 한발 앞선 현장 밀착형 행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소방 공무원만의 노력으로는 화재를 예방하고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데 한계가 있다. 각종 안전수칙을 스스로 실천하고 생활화해, 도민 모두가 행복한 삶을 영위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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