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속도로서 침산공원 정자 안보인다고 수십년 벚나무 6그루 싹둑

보여주기식 행정 비판

22일 대구 북구 침산공원 침산정 주변 경관개선사업으로 인해 수십 년 된 나무가 잘려나가거나 이식되어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22일 대구 북구 침산공원 침산정 주변 경관개선사업으로 인해 수십 년 된 나무가 잘려나가거나 이식되어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보여주기 위한 공사' vs '북구 랜드마크로'.

대구 북구 침산공원 정상에 위치한 정자 주변 수목 제거를 두고 이용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북구청은 지난달 27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북구 침산공원 내 침산정 일대에 예산 2억5천여만원을 들여 소나무 이식, 인조 화강석 블록 포장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달 초 침산정 북쪽에 있던 소나무 12그루를 옮겨 심고, 음수대와 운동기구 인근에 있던 수령 수십 년의 벚나무 6그루를 잘랐다.

북구청은 이번 작업에 이어 내년 계획된 야간 조명 설치까지 마무리되면 북대구IC에서 선명하게 보이는 침산정이 북구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 편의는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민 박모(70) 씨는 "고속도로를 타고 들어오는 차량 운전자에게 침산정이 잘 보이게 하기 위해 나무를 잘랐다고 하는데 운전자들은 앞만 보고 가는 게 아니냐"면서 "공원을 이용하는 지역 주민보다 고속도로를 오가는 외지인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년 동안 침산정을 매일 찾는다는 송모(78'북구 고성동) 씨는 "오봉산 가장 높은 곳인 침산정 주변에는 커다란 아름드리나무가 여럿 있어 대구의 무더운 여름에 시원한 그늘을 제공했다"면서 "어느 날 모두 잘려나가고 밑동만 남아 있어 화가 날 지경이다"고 말했다.

북구청 관계자는 "침산정 주변 나무들이 너무 커서 고속도로 진입로나 신천변에서 조망이 안 되는 문제가 있었다"면서 "공원을 이용하는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측면은 있지만, 내년 야간 조명 설치 사업이 계획대로 마무리되면 낙후되고 어두운 북구 전체 이미지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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