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촛불집회 참가 인원이 크게 줄어 주최 측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구 8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퇴진시민행동'은 지난 10일 중구 노보텔 앞 국채보상로 일대에서 '대구 6차 시국대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탄핵은 시작이다" "지금 당장 내려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박근혜 대통령의 조속한 퇴진을 촉구했다. 딸(3)과 함께 집회에 참가한 신분식(37'북구 읍내동) 씨는 "지금까지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가 국회에서 탄핵안이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되는 것을 보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며 "탄핵은 시작일 뿐이라는 말에 공감하고 끝까지 박근혜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집회 도중 정세균 국회의장이 탄핵안이 가결됐음을 선포하는 동영상이 나오자 참가자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유쾌한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영양중앙초등학교 2학년 김여랑 양은 "박근혜 할머니가 TV에 나올 때마다 아빠가 욕하는 걸 보고 무대에 올랐다"며 "아빠가 다시 바르고 고운 말을 하는 착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집회에는 김부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이 부인과 함께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날 참가 인원은 7천여 명(경찰 추산 2천 명)으로 지난주 집회 참가 인원(주최 측 추산 3만5천 명'경찰 추산 8천 명)에 크게 못 미쳐 주최 측은 적잖게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주최 측 관계자는 "그동안 탄핵을 목표로 참가했던 시민들이 상당수였던 것 같다. 아마도 헌법재판소의 결과를 지켜보자는 민심이 반영된 듯하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조속한 퇴진과 헌재의 올바른 판단을 위해서라도 촛불집회는 계속 이어갈 계획이지만 집회 규모는 지금보다 축소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관한 의혹이 다시 증폭되면서 다양한 추모 행사도 마련됐다. 주최 측은 이날 오후 6시쯤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소등 행사를 했고, 도심 행진 이후에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이 준비한 추모 콘서트를 열었다. 특히 세월호 유가족인 이금화(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1반 고 조승화 양의 어머니) 씨가 무대에 오르자 참가자 대부분이 할 말을 잃어 일순간 정적이 흘렀고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이 씨는 "9일로 세월호 참사 970일째이다. 승화는 여전히 바닷속에 있다. 조속한 진상 규명과 선체 인양을 바란다"고 말했다.
집회가 모두 마무리된 오후 10시 이후에는 시민들이 현장 정리에 앞장섰다. 어른들은 바닥에 깔렸던 방석 등을 자발적으로 치워 한곳에 모았고 아이들은 땅에 떨어진 쓰레기를 치우며 시린 손을 비볐다. 30분이 지나자 주변 도로는 깔끔한 모습이었다.
한편 이날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는 80만여 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12만 명), 부산 서면에 10만여 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1만 명)이 몰리는 등 전국에서 104만 명이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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