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난해보다 더 매서운 금융권 명퇴 칼바람

DGB 내일까지 희퇴 받아…대구경북 농협도 39명 퇴직

지역 금융권에 명예퇴직 바람이 불고 있다. 매년 계속돼 온 '연례행사'처럼 굳어진 분위기지만 갈수록 강도가 만만치않다.

DGB대구은행을 비롯해 주요 은행들이 희망퇴직 등을 통해 몸집 줄이기에 돌입했다. DGB대구은행은 4급 11년 차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12~14일 희망퇴직을 신청받고 있다.

지난해 만 55세 이상이 되는 직원들이 주 대상이었던 데 비해 올해는 범위가 늘었다. 전체 직원(3천500명)의 11%에 해당하는 400여 명이 희망퇴직 대상자다. 명퇴금은 전년(31개월)에 비해 넉넉히 지급된다. 명퇴자들은 최고 월평균 임금 38개월치의 특별퇴직금을 지원받는다.

은행 측은 전직(轉職)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전직을 위한 강의와 취업자료를 제공하고 노사협력 프로그램으로 전직을 돕는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경제가 위축되고 큰 메리트가 없다 보니 전체적으로 명퇴를 꺼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다른 금융권처럼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혔다.

최근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대구경북 농협은행의 경우 이달 중 경북 28명, 대구 11명이 농협은행을 떠나게 된다. 10년 이상 근속 직원에 한해 만 40세 이상의 일반직이나 4급 이상의 과장급 직원을 대상으로 한 이번 희망퇴직에서 지난해(대구 13명, 경북 17명)에 비해 퇴직자가 늘었다. 이들은 월평균 임금 26개월치의 퇴직금과 500만원의 전직 지원금을 받는다.

시중'외국계 은행 중 상당수가 희망퇴직 등을 통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우선 KB국민은행은 희망퇴직을 노조에 제안했다. 지난 7월에 이어 두 번째다. 희망퇴직 대상은 만 55세 이상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 외에 만 45세 이상 일반 직원도 대상에 포함할 예정이다. 지난해 대규모 희망퇴직을 시행한 SC제일은행은 이달 말까지 200여 명을 더 내보낼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내년 초 임금피크제 진입자들을 대상으로 명퇴 신청을 받고, 우리은행은 내년 1분기에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보험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AIA생명이 2011년에 이어 5년 만에 희망퇴직 절차에 들어갔고,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도 이미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미래에셋생명은 2월과 10월에, 메리츠화재는 6월에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현대해상도 1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상시적인 인력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이다"고 했다. 지역 은행권 한 관계자는 "저금리'저성장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데다 인터넷 은행출범 등의 영향으로 은행권의 몸집줄이기가 예년보다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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