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매도 전에 유통…영덕 송이 1t가량 실종"

영덕 '송이 스캔들' 의혹

전국에서 가장 많은 송이를 유통하는 영덕에서 '송이 스캔들'이 터졌다. 영덕군산림조합 집계 결과, 올해 송이 유통 경매 전후 물량이 허용 기준치를 크게 넘기는 등 차이가 발생한 것.

경매도 하기 전에 송이가 중간 업자들에게 넘어가는 등 유통 비리가 빚어졌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최근 조합대의원총회에 보고된 산림조합 내부 수시감사에 따르면 올해 9월 18일부터 11월 5일까지 수집된 영덕 송이 경매 전후 물량을 비교한 결과, 1.42%가 줄었다. 산림조합중앙회가 정한 수매 송이의 수분 증발에 따른 중량 감소 허용기준인 0.5%보다 1%포인트 가까이 많은 물량이 줄어버린 것이다. 이를 중량으로 따져보면 산림조합으로 송이 생산자들이 가져온 수집 물량은 114,285t인데 경매 물량은 112,663t으로 집계됐다. 통상적인 수분 감소를 가정한 113,713t보다 1t 이상이 더 없어졌다.

또한 조합 수익금도 이달 7일 감사 당시 결산 통장 잔액 기준으로 통상적인 수분 감소 허용치를 적용했을 때보다 2억 원 이상이 모자랐고 조합 입찰분 약 5t 정도가 산림조합중앙회 보고에 누락된 것도 지적됐다.

조합대의원총회는 '비정상적인 수분 감소치' 등에 대해 경찰이나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결정했다.

송이 생산자들은 이처럼 많은 송이가 사라진 데는 비정상적인 유통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경매도 하기 전에 송이가 중간 업자들에게 넘어간 사실'을 적발한 영덕군송이생산자협의회는 이를 경찰에 고발했다.

송이 생산자들은 "경매 전 송이 물량을 확보한 중간 업자는 오후에 진행되는 경매에서 높은 가격을 부를 필요가 없다. 이럴 경우, 중간 업자는 시세 차익을 더 남길 수 있고 더 비싸게 팔수 있었던 송이 생산자들은 다른 산림조합공판장보다 헐값을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실제 10여 곳의 송이 생산지 경매가격을 비교해 보면 영덕이 가장 낮게 형성됐다. 지난 9월 22일 송이공판 현황을 보면 1등급의 경우, 강원도 양양 경매가격이 34만7천407원으로 가장 높았고, 영덕은 22만6천601원으로 가장 낮았다.

물량 차이 때문에 영덕이 싸게 형성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날 영덕보다 1등급이 36% 더 생산된 울진은 22만7천100원으로 영덕보다 가격이 더 높게 형성됐다.

이에 대해 산림조합 측은 "수분 감소에 따른 중량 감소는 비가 많이 오는 등 날씨 탓이다. 한꺼번에 물량이 쏟아질 때는 일손도 달려 원활한 유통을 위해 경매 전이라도 물량을 넘기는 것이며 영덕 송이 가격이 싼 것은 전반적으로 많이 나기 때문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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