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의 창] 분열의 정치를 교체하라

서강대학교 대학원 정치외교학 석사. 제16대 국회의원(통일외교통상위원). 한
서강대학교 대학원 정치외교학 석사. 제16대 국회의원(통일외교통상위원). 한'중'일 차세대 지도자포럼 정치 분야 동북아 정치지도자

대한민국 탄핵 찬반으로 분열

주변국 서로 영향력 확대 몰두

현정국 구한말 망국 역사 답습

반성없는 위정자 참담한 현실

2017년 현재 대한민국에는 대통령이 없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었다. 대통령제 민주주의에서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주관하지 못한다면 이는 헌정 위기 상태이다. 헌정 위기란 무엇인가? 국가의 중추신경이 마비되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중추신경은 어디인가?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이다. 지금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 국정을 운영하지 않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당하지 않기 위한 변론 작성에 몰입해 있다. 즉 국사를 돌보지 않고 사적인 위법 사항을 방어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고 있다. 청와대라는 국가의 중추기관에서 사적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민국 국가공동체는 탄핵 찬성파와 탄핵 반대파로 나뉘어 갈기갈기 분열되고 찢기고 있다. 한 나라의 힘은 분열되면 약해지고 뭉치면 강해진다. 약소국일수록 힘의 분산보다는 힘을 통합해야 생존할 수 있다. 특히 주변 강대국들에 둘러싸여 있는 약소국에게 내부 분열은 곧 망국의 길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외부의 강대국들이 분열의 틈바구니를 파고들어 그 나라를 더욱 큰 분열로 유도하기 때문이다.

국내 정치가 분열로 치닫자 해양 세력 일본과 대륙 세력 중국은 서로가 한반도를 자신들의 영향권 아래로 집어넣으려 모든 외교'경제적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리더십 공백이 생기자 자국의 영향력을 투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생겼다고 보았던 것이다. 해양 세력 일본은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며 한'일 통화스와프 협상을 중단했다. 그리고 한'일 고위 경제관료회의도 중단했으며 부산 총영사와 주한 일본 대사를 일시적으로 귀국시켰다. 대륙 세력 중국은 사드 배치 중단을 요구하며 한류 연예인의 방송 출연을 금지한 한한령(限韓令), 중국 진출 롯데 세무조사, 한국행 전세기 운항 불허, 한국산 배터리 보조금 제외, 한국산 19개 화장품 수입 불허 조치 등 보복의 종류와 분야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이미 중국과 일본의 대사를 지명했으나 한국 대사만은 취임 이후로 넘기겠다며 지명하지 않고 있다. 한국의 외교적 위상이 국제사회에서 추락하고 있는 가슴 아픈 현실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해양 세력 일본과 대륙 세력 중국이 초강공의 외교적 압력을 펼치고 있는 이유는 다름 아닌 탄핵 사태로 인한 국정 혼란과 국내 정치의 분열 국면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보겠다는 전략적 판단 때문이다.

작금의 사태는 나라가 침몰하고 있는 상황을 연상시키며 구한말 망국의 역사를 답습하고 있는 느낌이다. 외세 앞에 당쟁과 파벌 정치로 나라를 잃었던 그 쓰라린 역사를 갖고 있음에도 이 나라 위정자들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참으로 한심하고 참담한 현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구한말 명성황후와 그의 시아버지 흥선대원군은 서로 정치적 이해관계를 달리했다. 명성황후는 대륙 세력 청나라를 자신의 정치적 후원 세력으로 생각했고, 대원군은 해양 세력 일본을 자신의 후원 외세로 판단했다. 흥선대원군과 명성황후 이 두 사람의 정치적 이해관계의 분열로 대륙 세력 청나라와 해양 세력 일본을 끌어들인 결과, 조선은 해양 세력과 대륙 세력 간 패권 다툼의 각축장으로 전락해 갔다. 그리고 마침내 일본은 자신들과 정치적 이해관계를 달리한 명성황후를 시해하여 흔적도 없이 불살랐으며, 청나라 또한 자신들을 몰아내려던 대원군을 납치하여 3년 동안 감금시킨 후 풀어 줬다. 조선의 조정이 분열하자 외세는 이 틈바구니를 비집고 들어와 조선의 내정에 깊이 간여했으며, 이들의 간여는 내정 간섭으로 강화되어 버렸다. 그리고 결국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해양 세력 일본이 조선을 삼켰다. 국가와 국민의 힘을 키우지 못한 무능한 정치, 분열의 정치는 망국의 지름길이다. 지금 이 나라 위정자들이 그런 정치를 다시 펼치고 있다. 이를 어찌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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