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은 지난해 9월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 이후 처음 맞는 명절이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국정 혼란으로 유통업계 최대 성수기인 연말 특수마저 놓친 대구 주요 백화점은 이번 설 명절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선 김영란법 시행에 맞춰 그 어느 해보다 5만원 아래로 부담을 낮춘 실속형 선물 세트 비중을 늘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가격대의 설 선물세트를 입맛대로 골라볼 수 있다. 대구 백화점 업계는 또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안하는 로컬푸드 선물세트, 인터넷 쇼핑몰 및 모바일용 선물세트, 24시간 이내 신속 배송 시스템 등 고객 맞춤형 차별화 전략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대구백화점…과일·와인 직접 골라 만드는 나만의 특별한 세트
대구백화점은 설 선물의 고급화와 중저가 선물 확대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최고급 선물 상품인 '더 프라임'(The-PRIME), 지역친화 선물 상품으로 선보이는 '로컬그린푸드', 5만원 이하 실속형 가격 만족 선물 상품으로 '굿 프라이스'(Good Price) 등을 기획해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안했다. 동시에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맛의 품격, 산지 직거래를 통한 선물 상품의 가격 안정화에 노력을 기울였다.
또 경북 6차산업 상품으로 2종의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대구백화점은 지역 최초로 경북 6차산업 안테나숍을 프라자점에 오픈해 '농촌융복합산업 육성유공 정부포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는 등 대구경북 지역 기업과 상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구백화점만의 프리미엄 상품을 구성해 선물세트를 차별화하고 장인의 정성과 스토리가 있는 단독 선물세트와 설날 정을 전하는 실속형 대량 주문 선물세트를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올해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첫 명절로 5만원 이하의 선물세트를 대폭 확대해 100여 가지를 마련했다. 죽방멸치, 팔공상강한우 등 우수농산물 직거래계약 방식의 대구백화점 지정농장 상품 라인을 강화했으며, 수입 식품 비중을 기존보다 늘려 실속 가격대 세트를 보강했다.
대구백화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일대일 고객 맞춤형 청과 세트의 경우 고객이 직접 원하는 과일을 골라 선물세트를 만들 수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나만의 청과세트를 선물할 수 있다. 또 원하는 와인을 혼합해 만든 '고객맞춤형 와인 세트' 등이 차별화한 선물세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해마다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에도 다양한 상품을 갖춰 온라인 매출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인기 선물세트와 산지 직거래 상품, 기획력 강화 상품 등에 대한 팝업창을 통해 쇼핑몰 경쟁력을 강화한다. 또 인기 잡화 및 신선식품 선물세트 증정, 할인, 사은행사 등을 통해 온라인 고객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대구백화점 식품매입팀 김병삼 팀장은 "올 설 명절은 김영란법 시행 이후 첫 명절인 만큼 고가의 선물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며 "가능한 한 선물 상한선인 5만원 이하의 선물세트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상준 기자 all4you@msnet.co.kr
◆롯데백화점…직수입 태국 망고 세트·아르헨티나 홍새우 선보여
롯데백화점 대구점과 상인점은 고가의 프리미엄 선물세트와 글로벌 소싱 상품전 등 다양한 기획으로 여러 가지 가격대의 선물세트를 구성했다. 먼저 100만원대를 호가하는 프레스티지(Prestige) L라인은 고품격 상품으로 엄선된 품질을 자랑한다. 한우 1++등급으로 마블스코어 9의 L-No.9세트 138만원, 영광 법성포 천년다랑 굴비세트 1호 100만원 등에 판매한다.
또 최고 품질의 글로벌 소싱 상품으로 세계 유명 와이너리와 협업해 선보이는 KY 보르도와인 2호 5만원, LT 스페인 3호 17A 4만9천원을 비롯해 보르게스 오일세트 3호 7만5천원, 석류와 망고, 용과 등 수입과일 혼합세트(시세기준) 등을 준비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5만원 이하 선물세트 비중을 대폭 늘렸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수입산 과일과 수산물 세트 등이다. 글로벌 직소싱을 통해 태국 망고세트, 아르헨티나 홍새우 등의 선물세트 가격을 5만원대 이하로 맞췄다.
백화점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햄이나 참치 등의 가공식품, 샴푸나 치약 등 생활필수품도 올해 설 명절부터는 그 비중을 강화했다. 이들 상품군의 경우 주로 판매되는 세트의 평균 가격대가 3만~5만원이다.
롯데백화점은 또 올해 설 명절부터 처음으로 5만원 이하 설 선물도 무료로 배송하는 '엘(L) 배송시스템'을 도입한다. 대구점과 상인점에서 3만원 이상 5만원 이하 선물 세트를 구입할 경우 선착순으로 무료 배송을 접수할 수 있다. 선착순 무료 배송은 대구점과 상인점 모두 24일까지 가능하다.
5만원 이상 선물의 경우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운영한다. 도서 산간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 배송지를 대상으로 무료 배송 서비스를 실시하며 배송 지역에 따라 접수 마감 기한은 다르다.
대구점과 상인점은 1월 중순부터 설 명절 전날까지 한시적으로 자체적인 '신속 배송팀'을 운영한다. 신속 배송은 지역 배송지에 한해(일부 지역 제외) 당일 오후 5시까지 배송 접수를 받고, 다음 날 아침 8시부터 배송을 시작해 주문 24시간 내에 배송을 완료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주문자가 전화로 배송 완료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해피콜'(Happy-Call)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백화점…'호주산 구이+한돈+굴비' 저렴한 가격에 한 세트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27일까지 지하 1층 식품관 및 대행사장에서 풍성한 '설 선물상품 기획전'을 연다. 식품 선물세트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구매금액대별 상품권 증정 행사를 진행해 쇼핑과 더불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소비심리 위축과 청탁금지법 영향을 고려해 소박한 선물이라도 정성을 담아 전할 수 있는 실속 구성을 준비하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다양한 상품을 제시한다. 우선 실속 선물세트 품목을 대폭 확대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특히 5만원 이하 '센스세트'(호주산 구이, 한돈, 굴비)와 과일 정세트는 포장을 간소화한 알찬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영동 둥시 곶감세트(4만5천원), 산들내임 알찬 사과배세트(5만원), 황태포차 선물세트(4만5천원) 등 5만원 이하 세트를 다양하게 준비해 청탁금지법으로 인해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녹일 예정이다.
또 현대백화점만의 프리미엄 브랜드 세트와 멸치'김'견과류 세트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선물세트를 기획했다. 장인이 직접 만든 순수 프리미엄 상품인 '명인명촌' 선물세트와 가장 귀한 선물만을 엄선한 '현대명품'은 오직 현대백화점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상품이다. 바이어가 직접 엄선한 다양한 단독세트 역시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 유일의 신품종 사과인 '엔비사과'와 유명 맛집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쌍다리 돼지 불백세트' 등이 대표적이다.
모바일을 통해서도 편리하게 선물세트를 구입할 수 있다. '모바일 가이드북'을 통해 원하는 상품을 확인할 수 있으며 '더현대닷컴'과 '현대몰'을 통해 선물세트를 구입한 후 원하는 지역으로 배송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 e슈퍼를 통해서도 명절 선물세트를 구매할 수 있으며, 백화점 매장에서 출고하는 동일한 상품으로 받아볼 수 있다. e슈퍼의 경우 20만~40만원 이상 구매 시 5%포인트를 증정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대구신세계…로라방앗간 참기름·구룡포 굴비, 지역 상품 엄선
대구신세계는 27일까지 '2017 대구신세계 설 기프트 대축제'를 열고 본격적인 설 명절 선물세트 판매에 들어간다.
대구신세계는 오픈 후 첫 명절 선물세트를 준비하며 지역 현지법인임을 감안해 대구신세계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우리 지역 우수 상품을 대거 선보인다. 지역의 우수 산지 상품과 브랜드 상품을 직거래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시한다.
로라방앗간 참기름과 곡물과자 세트는 지역의 유명 먹거리 브랜드를 대구신세계에 유치한 데 이어 해당 상품을 처음 선물세트로 구성했다. 지역 상품의 인지도 확산과 판로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라방앗간은 대봉동 김광석 거리에서 운영하던 방앗간으로 김광석 거리가 유명세를 타며 인기를 얻고 있다. 대구신세계에 입점한 로라 방앗간은 옛 방앗간의 모습 그대로 가래떡이나 참기름 등의 우리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다.
또 대구신세계만 단독으로 운영하는 구룡포 해풍건조 마른 굴비는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우리 지역 천혜의 산지를 바탕으로 기획한 상품이다. 굴비는 흔히 서해나 제주도 인근에서 주로 어획하기 때문에 전라도 지역이 주산지로 알려져 있지만 과메기로 유명한 동해안 구룡포에서도 말린 굴비가 나온다. 일조량이 풍부하고 낮과 밤의 온도 차가 매우 커 식감이 좋고 비린 맛이 없기로 유명하다.
이처럼 대구신세계는 우리 대구를 비롯해 인근 지역의 알려지지 않은 우수 상품을 신세계만의 단독 선물세트 상품으로 기획해 지역의 유명 브랜드와 먹거리를 지역민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알려질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대구신세계는 최근 저렴한 선물세트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5만원 이하의 선물세트로 '굿 초이스 기프트'를 별도로 기획했다.
멸치를 비롯해 건과와 와인 등으로 구성한 굿 초이스 기프트는 국내외 우수 산지의 식재료를 중심으로 고객들의 부담을 최소화했다. 가격대를 최대 5만원이 넘지 않게 기획한 선물세트로, 최대 35%까지 물량을 확대해 늘어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외 대구신세계는 행사 기간 중 설 선물세트를 구매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구매 금액에 따라 5%에 해당하는 상품권을 증정하고, SSGPAY로 설 선물세트를 20만원 이상 결제하면 별도 상품권 1만5천원을 지급한다.
홍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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