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뇌물·횡령' 이재용 영장 기각…특검 수사 '급제동'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430억원대 뇌물공여와 횡령·위증 등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종이백을 들고 19일 오전 의왕시 서울구치소 밖으로 걸어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430억원대 뇌물공여와 횡령·위증 등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종이백을 들고 19일 오전 의왕시 서울구치소 밖으로 걸어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그룹 총수인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조의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장시간 검토 끝에 19일 새벽 4시 50분쯤 특검이 청구한 영장을 기각했다. 이 부회장에게는 뇌물 공여와 제3자뇌물 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위증(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조 판사는 "뇌물 범죄의 요건이 되는 대가관계와 부정한 청탁 등에 대한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 각종 지원 경위에 관한 구체적 사실관계와 그 법률적 평가를 둘러싼 다툼의 여지, 관련자 조사를 포함해 현재까지 이뤄진 수사 내용과 진행 경과 등에 비춰 볼 때,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수수 의혹 수사의 최대 관문 돌파에 실패함에 따라 향후 박 대통령과 삼성그룹 외 다른 대기업 집단을 겨냥한 수사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면세점 선정 및 사면 등과 관련해 박 대통령 측과 긴밀히 교감한 정황이 있는 SK, 롯데, CJ 등 다른 대기업으로 수사를 확대하려던 특검팀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할 전망이다.

이번 영장 기각은 결국 삼성측이 줄기차게 주장해 온 '피해자 프레임'이 법원 설득에 성공것이라는 평가다. 삼성 측은 결과적으로 최씨 일가에 거액을 후원한 것은 맞지만, 경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권한을 가진 박 대통령의 강요에 가까운 요구 탓에 어쩔 수 없이 지원한 '피해자'라고 항변해 왔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이 승마 유망주 육성 명분으로 2015년 8월 최씨가 세운 독일의 유령회사(페이퍼 컴퍼니)인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와 21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35억원가량을 송금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삼성그룹은 최씨와 그의 조카 장시호(38·구속기소)씨가 평창올림픽을 활용해 이권을 챙기려 세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2천800만원을 후원했다. 최씨가 배후에 있는 미르·K스포츠재단에도 주요 대기업 중 최대인 204억원을 출연했다.

특검팀은 삼성그룹이 박 대통령과 최씨 측에 430여억원 지원을 약속하고 실제로 250여억원을 건넨 것으로 봤다. 뇌물수수죄는 실제 돈이 건너가지 않았더라도 약속한 행위만으로도 성립해 430억원 전체에 뇌물 공여와 제3자뇌물 공여 혐의가 적용됐다.

이 가운데 독일 유령법인에 지급되기로 약속한 돈과 실제 건너간 돈 210여억원에는 일반 뇌물 혐의를, 각각 재단법인과 사단법인인 미르·K재단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건너간 204억원과 16억2천800만원에는 제3자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특히 특검팀은 삼성그룹이 영수증 증빙자료를 갖추는 등 회계 처리를 했더라도 유령회사인 코레스포츠에 실제로 35억원을 지급한 것은 특정 지배주주, 즉 이 부회장 1인을 위한 행위로 간주해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앞서 특검팀은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7월과 2016년 2월 독대 자리에서 이 부회장에게 독일 비덱 및 영재센터를 도울 것을 구체적으로 요구했고 독대 직후마다 이 부회장이 지원 지시를 내린 것으로 파악하고 이 부회장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로 했다.

수사팀은 삼성그룹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세습 과정에서 중대한 의미가 있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이 찬성하는 대가로 최씨 일가를 지원한 것으로 봤다.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조국을 향해 반박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정경심 기소에 대해 논의한 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
LG에너지솔루션의 포드와의 대형 전기차 배터리 계약 해지가 이차전지 업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
방송인 유재석은 조세호가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하차한 사실을 알리며 아쉬움을 표했으며, 조세호는 조직폭력배와의 친분 의혹으로 두 프로그램...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