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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우울증은 신체적·정신적 영향 미치는 질병…약물치료 병행해야 80% 이상 회복

노인이 우울해한다면? 많은 사람들은 "노인들은 으레 그런 법"이라고 말한다.

노인들이 실수가 많아지고 건망증이 심해지면 단순히 노화 과정으로 생기는 문제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치매 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우울증일 수도 있지만, 치매가 아닌 가성치매로 나타나는 우울증인 경우도 많이 있다. 우울증은 치료하면 기분과 함께 기억력이 회복된다는 점에서 제대로 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우울증이라고 하면 단지 기분이 슬프거나 가라앉는 정도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이 하루 일과 중 대부분의 시간에 나타나며 오랜 기간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우울증은 단순히 기분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체적'정신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전신적인 질병이다. 우울증에 걸리면 기분이 가라앉고 공허하며 무언가 기억도 잘 안 나고 심지어 몸 여기저기 아프기도 하는 상태가 된다. 이런 상태는 누구든 일시적으로 겪을 수 있지만, 몇 주 이상 지속되면 정상이 아닐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노인들은 우울감을 잘 표현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대신 특별히 신체적 이상이 없음에도 자꾸 아프면서 불편하다고 말한다. 원인을 찾으러 여러 병원을 쇼핑하는 경우도 많다. 결국 정신건강의학과에 의뢰하게 되며 우울증에 준하는 치료를 받으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노인은 우울감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해 이를 신체적인 고통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환자들은 기분이 우울해지면 주변 사람들과 다양한 상담을 받으려 한다. 하지만 우울증은 상담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전문가의 상담과 함께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심각한 우울증이라 하더라도 80% 이상은 정상 수준으로 회복이 가능하다. 약물치료와 정신사회적 요법, 전기경련 요법 등과 같은 특수치료를 받으면 더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

우울증을 앓는 노인은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내적으로는 상상 이상의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 신체적 질병과 함께 증상이 오면 상태를 더 악화시킨다. 가장 심각한 경우에는 노인들이 우울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최근 급증하는 노인의 자살은 우울증과 깊은 관련이 있다. 노인들은 젊은 사람들보다 우울한 느낌을 잘 표현하지 않으며 가족에게 부담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홀몸노인 등 우울증에 취약한 노인들만이라도 조기에 치료할 수 있다면 자살률을 떨어뜨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노인 우울증은 노인들의 신체 질환과도 연관이 있다. 심장질환, 당뇨병, 폐질환, 종양, 관절염 등의 만성적인 내과 질환과 뇌졸중,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의 뇌신경 질환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우울증 치료만으로도 노인 환자들의 일차적 질병의 호전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우울증은 의학적으로 중대한 질환일 뿐만 아니라, 보건경제적 관점에서도 심각한 사회적 문제이다. 우울증 환자와 보호자의 직간접적인 노동력 상실 비용을 추산한다면 우리나라 국민총생산의 약 0.5% 정도와 맞먹는다. 특히 노인 우울증은 다른 신체질환을 더 악화시켜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을 증가시킨다. 조기에 진단받고 치료하는 것이 환자나 가족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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