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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수상(隨相)] 겨울나무와 연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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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겨울이면 자신만의 진면목을 그대로 보여 준다. 특히 이파리 떨군 그 가지 위로 하얀 눈 소복소복 쌓이면 더욱더 그렇다. 나무는 대체로 부채꼴이지만 가지를 처지게 하는 처진 소나무가 있다. 그중에 가장 신기한 자연현상은 두 나무의 가지 끝이 서로 맞붙은 '연리지'이다. 처진 가지는 유전인자의 영향이지만 이와 다른 연리지는 결(理)이 이어진 지점조차 확인이 어려운 극히 희귀한 모습인데 가지끼리 이어진 결을 통해 서로 영양분을 주고받는다. 중국 후한의 채옹전(蔡邕傳)에서 연리지는 채옹의 효성이 지극한 것을 비유해 부모 자식 간에 한 몸이 된 것이라고 일컫는가 하면, 당나라 시인 백거이는 장한가 한 구절에서 당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비익조에 비유한 연리지를 이를테면 남녀 간의 뜨거운 사랑을 뜻하기도 한다.

필자는 13년 전 달서구의 어린이공원에서 중국단풍나무에서 연리지를 발견해 언론에도 보도된 적이 있다. 2010년 여름이었다. 대구문인협회 주관으로 달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시 낭송과 음악을 들려주는 '작은 시 음악회'가 열렸는데 이 행사에서는 나의 자작시 '중국단풍나무 연리지'가 소개됐다.

효성과 사랑도 중요하지만 국정 농단의 분개로 어지러운 나라를 바로 세워야 하는 이즈음에 국민들의 합세하는 마음 또한 긴요하리라. 추위에 움츠리기보다는 우리 모두 겨울나무가 손잡은 한 줄기 연리지를 보면서 이를 본보기로 시련을 극복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어떨까.

-중국단풍나무 연리지-

 

사랑한다

사랑한다

말하지 않아도

허우적이던 오랜 손짓

끊임없이 스치는 바람에 힘입어

무뚝뚝한 그대 뼈마디에 스며든

동안의 아픔

말없이

꾸준히 다가와 여린 손끝 내밀고

깊고 깊은 그리움에

사랑의 결을 이은 그 질긴 세월 속

사랑한다

사랑한다

말하지 않아도

오직 한 몸으로 결박된 영원함이여

사랑의 절규

꼿꼿하게 봉합하고

자취 감춘 바람에게도

넌지시 그리운 그대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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