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지인 구미국가산업단지의 중견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대기업의 수도권 및 해외 이탈, 제조 공정 단축 등으로 주문량이 감소하면서 대기업 1'2차 협력업체들의 규모가 갈수록 축소, 근로자 50인 미만의 영세기업으로 전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견기업의 쇠퇴는 고용창출과 경기 활성화를 이끌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구미산단 내 가동업체는 1천862곳, 근로자 수는 9만6천255명. 가동업체 중 근로자 300인 이상 대기업은 46곳, 50~300인 미만 중기업은 190곳, 50인 미만 소기업은 1천626곳이다. 소기업 비중이 자그마치 87.3%에 달한다.
10년 전인 2008년은 가동업체 880곳, 근로자 8만243명. 이 중 대기업은 50곳, 중기업 263곳, 소기업은 567곳으로 소기업 비중이 64.4%였다. 10년 전과 비교해 기업체 수는 배가 넘는 982곳이나 늘었으나 대기업과 중기업은 되레 4곳, 73곳이 각각 줄었다.
상당수 중기업이 소기업으로 추락했고, 새롭게 등록한 신규업체 대부분이 소기업으로 채워진 것이다.
이로 인해 기업체 수는 1천 개 가깝게 늘었지만 근로자 수는 1만6천12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구미산단 내 50인 미만 업체의 비중은 2005년 42.5%에 불과했으나 2008년 64.4%, 2013년 67.2%, 2014년 88.5% 등으로 급증하면서 영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구미산단의 영세화는 섬유'가전 등 주력업종의 쇠퇴, 대기업의 투자 축소, 미래육성산업의 성장 미흡 등 때문으로 산단공은 분석했다.
삼성'LG 등 구미산단의 주력 기업 계열사들은 생산 비중을 수도권, 베트남'중국 등 국내외로 이전해 협력업체들의 주문물량도 그만큼 줄고 있다.
근로자 수 역시 2013년 10만 명을 넘긴 후 2015년 10만2천240명을 기록하는 등 줄곧 10만 명 이상을 유지해 왔으나 지난해부터 10만 명 이하로 떨어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의 경제지원기관'단체 관계자들은 "투자유치 부진, 산업구조 전환 지연 등으로 추락하는 구미산단의 경쟁력은 차치하더라도 구미산단 내 대기업의 주문물량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중견기업을 키우는 것이 구미산단의 경쟁력 제고는 물론 고용창출, 경기 활성화 등을 견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