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핵추진 항공모함으로 쿠바 미사일 위기, 베트남전, 푸에블로 피랍사건 등에서 맹활약한 미 해군의 엔터프라이즈(CVN-65) 함이 55년 만에 퇴역했다.
워싱턴 프리비컨, 버지니언-파이럿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미 해군은 4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뉴포트 뉴스 조선소에서 엔터프라이즈 함의 공식 퇴역식을 가졌다.
이에 따라 냉전이 한창이던 1961년 11월에 취역한 후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되다가 2012년 예비함선으로 '이선 후퇴'한 엔터프라이즈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만재 배수량 9만4천800t, 길이 342m, 너비 76.8m, 최고 속도 62.2㎞, 승조원 5천828명에 F-14 톰켓, F/A-18E 슈퍼 호넷 전투기, E-2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등 최대 90대의 함재기를 운영한 이 항모는 '대물-E'(Big E)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웨스팅하우스가 제작한 A2W 원자로(8기) 덕택에 연료 재충전 없이 장기간 항해가 가능한 슈퍼 항모인 엔터프라이즈의 항해 기록은 100만 해리가량으로 지구를 40차례나 돈 거리와 마찬가지다.
엔터프라이즈가 국제분쟁에 처음 뛰어든 것은 1962년 2월 쿠바 미사일 위기 때다. 소련이 미국 턱밑인 쿠바에 핵탄두를 장착한 중거리미사일(IRBM) 기지 설치를 시도하면서 촉발된 이 위기에서 엔터프라이즈 함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사일을 싣고 쿠바로 향하던 소련 화물선단의 해상 봉쇄 작전에 참가했다.
그러나 이 항모가 가장 큰 '유명세'를 탄 것은 베트남전이다. 미군이 본격으로 베트남전에 뛰어든 1965년 11월 엔터프라이즈는 태평양을 담당하는 제7함대에 배속된 후 이듬해 1월부터 제77 기동함대의 핵심 전력으로 미국에 맞선 북베트남(월맹)에 대한 해상 봉쇄(통킹만 봉쇄)와 폭격임무를 수행했다.
1967년 6월 통킹만 봉쇄 임무를 다른 전단에 넘길 때까지 이 항모 소속 함재기들은 모두 1만3천400여 건의 전투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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