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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선주자들, 헌재 결정 압박 말고 승복 선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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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4당이 13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든 승복하겠다고 합의했다. 이 합의가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가 탄핵안의 무조건 '인용'과 '기각'을 요구하며 헌재를 위협하고 있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합의를 어길 경우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에 대한 대국민 약속도 없고, '촛불 세력'과 '태극기 세력'을 부추기고 그들의 위력 시위에 편승하면서 대놓고 헌재를 겁박하는 대선주자들이 동참하지 않아 실효성이 의문시되기 때문이다.

이날 합의는 다행이라고 해야 할 게 아니라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사실 헌재의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합의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헌재는 헌법상 독립적 사법기관으로서 그 권위는 어떤 경우에도 존중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헌재의 결정은 그 어떤 것도 불복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것이 바로 삼권분립 상의 사법권 독립의 원칙이다. 결국 헌재의 결정에 승복한다는 합의는 그런 대원칙이 위협받고 있다는 부끄러운 고백에 다름 아니다.

더 참담한 것은 헌재 결정에 대한 불복을 헌정 질서를 앞장서 수호해야 할 대선주자들이 부추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헌재가 탄핵을 기각하면 혁명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다"고 했지만 "기각 땐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승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탄핵 기각 시 "횃불을 들고라도 헌재를 상대로 싸워야 한다"라고까지 했다.

이런 몰이성적 언행을 멈추지 않는다면 탄핵 심판은 문제의 종결이 아니라 온 나라가 둘로 갈려 서로 저주를 퍼붓는 분열과 대립의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다. 대선주자들은 이를 바라는 것인가? 그렇다면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은 당장 버려야 한다. 아니라면 헌재의 어떤 결정이든 승복하겠다고 선언하고 이를 어기는 행동을 할 경우 사퇴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촛불집회'나 '태극기집회'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나아가 집회에 헌재 결정을 차분히 지켜보자며 시위 자제도 촉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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