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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예술인들에게 일자리를] 꿈 못키워주는 예술계…대구 예술 생태계 붕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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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학과 대졸 출연료 잘해야 회당 3만원…알바보다 적어

연중 각종 축제와 공연이 펼쳐지는 문화도시 대구이지만, 청년예술인들은 갈 곳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고 사회적으로도 외면받고 있다. 지난해 열린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야외공연과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공연 모습. 매일신문 DB
연중 각종 축제와 공연이 펼쳐지는 문화도시 대구이지만, 청년예술인들은 갈 곳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고 사회적으로도 외면받고 있다. 지난해 열린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야외공연과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공연 모습. 매일신문 DB

이미 오래전부터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청년실업 문제가 대선을 앞두고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각 후보마다 너나없이 청년공약을 내놓고, 지자체에서도 청년문제 해결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청년예술인들의 일자리 문제는 논의에서 배제되고 있다. 청년예술인들의 일자리 문제, 실태와 원인'대안을 제시해 본다.

# 뮤지컬학과를 나온 배우 지망생 김차희(가명'26) 씨. 2015년 대학을 졸업한 뒤, 곧바로 서울로 가 오디션을 봤다. 가끔 단역으로 무대에 서기도 했다. 서울에는 오디션 등급이 있다. 등급에 따라 1회 5천~6만원까지 출연료가 다양하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름 실력을 갖춘 것으로 인정받으면 2만~3만원의 출연료를 받는다. 매일 공연을 하는 것도 아닌 만큼, 월 50만원의 수입을 올리는 것조차 쉽지 않다.

그래서 생활을 위해서는 아르바이트가 필수이다. 여성의 경우 주로 카페나 백화점 등 서비스 직종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데, 60만~70만원을 벌기도 힘들다. 풀타임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면 월 90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릴 수 있지만, 공연이 있는 날의 끼어 있어 풀타임 아르바이트는 사실상 어렵다.

김 씨는 서울생활 1년 만에 집이 있는 대구로 내려왔다. "내가 배우가 되려고 오디션 보러 서울에 갔는지, 아르바이트 뺑뺑이 돌려고 서울 갔는지 회의가 생기더라고요. 이건 아니다 싶었죠."

대구에 온 김 씨는 일반회사에 사무보조로 취직해 받은 월급 120만~130만원 중 100만원을 저축하며 다시 배우의 길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 역시 배우를 꿈꾸는 박수진(가명'27) 씨는 현재 무직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적 기업 형태의 극단에 들어갔지만 5개월 만에 나왔다. 사회적 기업의 인턴이라도 월 100만원 정도의 수입은 생긴다. 하지만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정해진 근무시간과 아동극 또는 거리공연 중심의 활동으로는 '배우의 꿈'과 너무 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배우라는 전문예술인을 꿈꾸는 젊은이에게 사회적 기업의 공연은 눈높이가 맞지 않았다. 박 씨는 좌절하지 않고 봄이 오면 다시 오디션을 볼 작정이다.

대구가 '공연문화 중심도시'를 표방하고 있지만, 정작 직업예술인을 꿈꾸는 청년예술인들이 갈 곳은 없다. 이들이 당장 원하는 일자리는 번듯한 일자리가 아니다. 최저생계비 수준의 일자리라도 그들의 꿈을 펼 수 있는 기회만 있다면 기꺼이 어려움을 감수하겠다는 각오이다. 그렇지만 청년예술인들의 일자리에 대해 사회는 무관심하다.

독일 유학 후 귀국해 활동하고 있는 최지수(가명) 씨는 "1994년 경북예고 신입생 가운데 바이올린 전공이 45명이었는데, 지난해 25명으로 줄었고, 올해는 13명에 불과하다. 이런 현상은 예술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조만간 대구는 허울뿐인 문화도시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럽에서 10년 유학생활을 한 30대 중반의 남성 음악인은 "귀국 후 마주친 현실은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수입"이라며 "한 달에 몇 번 안 되는 출연료(회당 15만~20만원)와 레슨 수입이 전부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청년예술인들의 일자리 문제가 외면받는 이유에 대해, 이들은 "일반대학 졸업자에 비해 예술계가 소수인 것도 한 원인이지만, 예술은 원래 배고픈 것이고, 제가 좋아해서 하는 것인 만큼 자기 책임이라는 의식에다, 먹고 살만한 집 자식이 하는 것이 예술이라는 편견이 불러온 결과"라고 분석했다.

류형우 대구예총 회장은 "청년예술인들의 일자리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경우 대구의 예술생태계가 붕괴될 우려가 크다"며 "청년실업과 문화예술 생태계 조성이라는 측면에서 진지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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