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수성구 욱수천로 99에 개관한 고산노인종합복지관(관장 김민종)은 사회복지법인 대구가톨릭사회복지회가 수성구청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고산노인종합복지관(이하 고산노인복지관)은 '고품격 어르신 복지 서비스를 통한 활기차고 아름다운 노후생활 실현'이라는 미션 아래 내실 있는 평생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고산노인복지관은 현재(2017년 1월 말) 기준 1천800여 명의 지역 어르신이 이용하고 있다.
◆캘리그라피는 종합 예술입니다~
캘리그라피 수업은 고산노인복지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좌이다. 붓으로 글씨를 쓰고 여러 색깔로 포인트 그림을 그리는 미술을 배운다. 선생님이 시범을 보이지만 필체에 정해진 형식이 없기 때문에 어르신 학생들은 자신만의 글씨체를 보기 좋게 표현하는 연습을 한다. 각자 개성 있는 글씨를 뽐내기 때문에 어느 작품이 더 뛰어나다고 평가하지 않는다. 캘리그라피는 틀에 박힌 글쓰기가 아니라 창의력을 얼마든지 표출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형형색색의 그림이 들어가므로 단색의 붓글씨보다 시각적으로도 지루함이 덜하다.
고산노인복지관 캘리그라피반 학생들은 배움으로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마음으로 쓰는 캘리그라피 봉사단'은 지역아동센터 2곳을 지정해 아이들에게 캘리그라피를 가르치는 봉사를 실시했다. 배우는 아이들은 한지에 붓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매우 흥미로워한다. 또한 자연스레 어르신들과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다.
캘리그라피반 오정숙(68) 씨는 "캘리그라피는 개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누구든 자기식대로 표현한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이어서 지루할 틈이 없는 즐거운 수업이다"라고 자랑했다.
◆스마트폰 수업 삼매경
서창수(80) 씨는 최근 휴대전화 기기를 2G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바꿨다. 지난달부터 대구 향교에서 한문쓰기를 시작하면서 무거운 옥편 대신에 스마트폰 사전이 간편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꿨다. 서 씨는 처음 스마트폰을 손에 쥐었을 때 전자옥편 사용은 물론 화면을 켜는 일도 막막했다고 한다. 스마트폰 화면을 쓱 한 번 문질러 잠금장치를 푸는 일도 낯설었다.
스마트폰 수업에서는 휴대전화를 켜고 문자를 보내는 초급단계부터 시작해서 고급단계에서는 동영상을 촬영해 전송하는 방법까지 배우게 된다. 기자가 찾아간 날에는 '문자로 지인에게 안부 보내기' 수업이 진행됐다. 서 씨는 이미 수차례 문자 보내기를 연습했지만 버튼이 많아 다시 볼 때마다 무엇부터 시작 해야 할지 막막하다. 어르신 학생들은 스크린에 뜬 선생님의 휴대전화 화면과 손에 쥔 휴대전화를 번갈아 확인하며 한 단계씩 따라한다. 금세 교실 이곳저곳에서 '성공'했다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서 씨는 최근 아들로부터 받은 생일 축하 문자에 "스마트폰 수업 중"이라고 답장을 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들로부터 문자가 왔다. "아버지, 잘 배우셔서 앞으로 자주 주고받아요."
◆인생이모작 사업
고산노인복지관은 어르신들이 배움을 토대로 사회활동을 이어나가는 인생이모작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인생이모작 사업은 은퇴 후 제2의 인생설계를 준비하는 베이비부머들의 취업과 창업, 사회공헌활동을 돕는다. 고산노인복지관의 대표적인 인생이모작 사업은 '기억을 두드리는 두뇌교실'과 '고산기자단'이다.
올해 출범하는 '고산기자단'사업은 60세 이상 어르신으로 구성된 시니어 기자들이 지역 노인들의 소식들을 심층적으로 취재해 보도하는 일이다. 기존의 시니어 일자리가 단순 노동에 국한됐다면 고산기자단은 어르신들이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고산기자단으로 선발되면 일정 기간 교육과정을 거쳐 직접 취재하고 기사를 쓰는 기자로 활동하게 된다. 고산노인복지관 관계자는 "어르신 기자단은 실무 교육을 통해 지역 내 노인신문을 직접 제작하는 일을 맡게 되는 데 대외적으로 노인 일자리에 대한 인식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고 했다. 고산기자단 시니어기자들은 신문이 제작된 후 자평회 및 독자평가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기억을 두드리는 두뇌교실'은 지역 병원과 연계해 어르신들에게 치매예방이나 활동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도모하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원예치료, 작업치료, 미술치료, 웃음치료 등 총 23회 과정으로 진행되며 어르신들의 치매 예방뿐만 아니라 우울증을 감소시키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됐다.
◆지역사회 내 노인복지의 중심이 되는 공간
고산노인복지관은 수성구지역 노인복지 관련 정보를 총망라하는 거점 시스템을 마련했다. 어르신들은 지역 행정기관이나 시니어클럽과 연계해 맞춤 일자리를 찾거나 같은 건물에 위치한 고산건강생활지원센터에서는 건강관리도 가능하다. 노인행정 유관기관부터 복지시설까지 노인관련 정보를 가장 빠르고 보기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거점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김민종 고산노인복지관장은 "변화하는 노인생활환경 개개인 특성에 맞게 발맞추어 어르신들이 복지관을 통해 인생이모작을 이룰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축해 가겠다"며 "단순히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또 다른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도우미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 복지관의 최고 목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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