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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헌재, 탄핵심판 공정성 의심의 빌미 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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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는 20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5차 변론에서 고영태 전 블루K 이사 등 박 대통령 측의 증인 신청과 고 씨의 통화 내용 녹취록을 심판정에서 재생해보자는 증거조사 신청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대통령 측의 '지연 전략'으로 의심되는 신청 모두 거부한 것이란 관측이다. 박 대통령 측이 반발했지만 헌재는 듣지 않았다. 이를 두고 헌재가 탄핵심판 결론을 다음 달 13일 이전에 내리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월 13일은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퇴임하는 날이다. 그전에 결론을 내지 못하면 재판관 7명이 결론을 내야 한다. 심판 최소 정족수는 유지되나, 1명이라도 사퇴하면 탄핵심판 자체가 무산된다. 이것이 헌재가 3월 13일 이전에 결론을 내려는 이유다. 그래서 이날 헌재는 이미 오는 24일로 예정했던 최종 변론 날짜를 확정하지 않고 유보했지만, 어쨌든 '3월 13일 이전 결론'이란 시나리오에 맞춰 최종 변론기일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탄핵심판 결론을 반드시 3월 13일 이전에 내리는 것이 합당한 것인가이다. 물론 헌재가 그렇게 하려는 이유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탄핵심판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으니 그렇다. 하지만 박 대통령 측의 지연작전에 끌려다녀서도 안 되지만, 날짜를 정해놓고 탄핵심판을 밀어붙인다는 인상을 줘서도 안 될 일이다.

그런 인상이 굳어질 경우 헌재의 결론은 공정성을 의심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탄핵심판의 결론 날짜를 3월 13일 이전으로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헌재가 이미 결론을 내려놓고 그에 맞춰 탄핵심판을 진행한다는 의심을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탄핵심판은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결정하는 중차대한 과정이다. 법률적 판단의 흠결은 물론 심판의 절차적 흠결이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 당연하다. 나아가 그런 의심과 불복의 빌미를 줘서도 안 된다. '촛불 세력'과 '태극기 세력'을 포함해 모든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결론을 내는 것은 대통령 탄핵 사태에 따른 국정 공백의 신속한 해소 못지않게 중요하다. 헌재가 '3월 13일'이란 날짜에 구속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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