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 야시장이 다음 달 3일 재개장한다. 대구 중구청은 내달 1일부터 서문시장 4지구 주변 야시장의 도로점용을 허가한다고 23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말 서문시장 4지구에 큰불이 나면서 야시장 문을 닫은 지 꼭 석 달 만이다. 이번 화재로 크게 훼손된 4지구 건물이 붕괴 우려가 높은데다 또 철거 작업 시 진'출입로 확보 등의 문제로 야시장 개장을 미뤄오다 이날 재개장 일정을 확정한 것이다.
그동안 야시장 재개장을 놓고 이르면 2월 중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관할 중구청이 "아직 검토할 것이 많다"는 이유로 계속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야시장 개장 일정이 불투명했다. 재개장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100여 야시장 상인들의 불만도 덩달아 높아졌다. 석 달째 생업에 손을 놓으면서 당장 생계가 곤란해지는 등 어려움이 컸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고 직후 화재 원인을 둘러싸고 야시장에 대한 4지구 점포 상인들의 곱지 않은 시선 때문에 애꿎은 야시장 상인들의 속앓이만 깊어지고 재개장의 목소리를 내기도 어려운 처지였다. 섣불리 재개장을 요구했다간 자칫 상인 간 반목과 대립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하면서 오해도 풀리고 서로 어려운 처지를 이해하게 되면서 함께 뜻을 모아 다시 개장하게 된 것이다.
어떻든 상인들이 한마음이 되고 재개장에 합의한 것은 잘된 일이다. 야시장 재개장 여부는 100여 야시장 상인들의 생계뿐만 아니라 화재 이후 계속 침체되어온 서문시장 활성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다만 중구청이 안전과 절차를 이유로 '눈치 행정'을 펴온 것은 분명히 잘못됐다. 관할 구청으로서 행정 리더십을 발휘해 면밀히 재개장을 검토하고 일정을 좀 더 앞당겼더라면 불필요한 오해나 상인들의 피해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중구청이 앞장서서 야시장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면밀히 뒷받침하고 마음가짐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상인들도 화재 등 안전에 보다 신경을 쓰고 불편한 환경도 감내해야 한다. 그래야 서문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시민이 즐겨 찾는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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