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칠성동에 있는 옥산초등학교 이전 문제를 두고 찬반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옥산초교가 대구오페라하우스 앞 호암로와 신천대로 칠성고가차도 하단도로를 잇는 도시계획도로 구간에 위치한 탓에 도로 개설을 위해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일부 학부모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다.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 일몰제 탓에 2020년 7월까지 해법을 마련하지 못하면 학교 이전과 도로 개설은 사실상 물 건너간다. 1965년 도시계획도로로 지정된 해당 구간은 폭 30m, 길이 415m 규모이다. 과거 여러 차례 도로 개설이 추진됐지만, 그때마다 옥산초교 이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번번이 무산됐다. 2011년에는 실시설계비 5억원을 확보해 옥산초교 운동장 아래로 지하도로를 뚫는 방안까지 검토됐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최광교 대구시의원은 "호암로는 신천대로와 연결되지 못한 채 끊어져 있다. 출퇴근시간에 신천대로로 진입하려는 차량이 주변 도로로 몰리면서 차량 정체가 심각하다"며 "계획도로 주변은 장기간 개발이 이뤄지지 못한 채 슬럼화돼 옥산초교 학생들의 통학로를 우범지대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옥산초교 이전 대상지도 마련돼 있다. 인근 칠성휴먼시아아파트 옆 공터(1만2천㎡)가 2004년 학교 부지로 지정됐다. 하지만 대구시교육청이 2010년 교육부를 상대로 낸 초등학교 설립 승인 신청이 부결되면서 방치돼 있다. 칠성휴먼시아아파트 입주민들은 조만간 가칭 '옥산초등학교 이전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이 문제를 공론화할 계획이다. 아파트 부녀회 관계자는 "학교가 개설되는 줄 알고 이사 왔던 젊은 부부들이 실망해 떠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했다.
옥산초교 내부에서도 학교 이전을 바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학교 한 관계자는 "칠성동 주변 신축 아파트 입주가 마무리되면 학생 수도 늘어나기 때문에 통학로 환경 개선과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이전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이전이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학부모는 "집 인근에 학교가 있어서 다니기 편했는데 이전하면 통학이 불편해진다. 등'하교에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 역시 부정적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해당 도로의 개설이 필요하지만 옥산초교 이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도로 개설은 힘들다"면서 "향후 주변 지역 재개발이나 옥산초교 이전 계획이 가시화되면 검토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초등학교 이전은 학부모와 인근 주민은 물론 총동창회 등의 동의가 필요한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며 "해당 공터 부지 매입, 학교 신축 등 400억원가량으로 추정되는 재원 확보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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