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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잡는 건강] 목 디스크로 오인하기 쉬운 경추척수증

직장인 김모 씨는 젓가락질조차 힘들 정도로 팔 감각의 마비를 호소했다. 김 씨는 윗옷의 단추조차 채우기 어려운 지경이 돼서야 병원을 찾았다. MRI 정밀검사 결과 김 씨는 '경추척수증' 진단을 받았다. 경추척수증은 목뼈에 있는 척수에 압력이 가해지면서 팔다리의 근력이 약해지고, 움직임 장애 등이 나타나는 척수 기능 장애다.

경추척수증은 목 디스크가 심한 환자나 기존에 척추관 협착증이 있는 환자가 외상을 입는 경우에 발병한다. 감각 이상 및 근력 약화 등 뇌졸중의 전조 증상으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말이 어둔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경추척수증은 목뼈의 퇴행성 추간판 질환과 관련이 깊다. 추간판이 심하게 튀어나와 척수신경을 압박하거나 목뼈의 형태가 심하게 변하면 일어난다. 목 디스크로 목뼈에 있는 인대가 골화돼 두꺼워지는 경우도 원인이다.

경추척수증이 발병하면 손을 쓰는 것이 부자연스럽고 팔의 근력이 약해졌다고 느껴진다. 젓가락질이나 단추 채우기가 힘들고 물건을 잘 떨어뜨린다. 걸을 때 다리가 휘청거리거나 발을 질질 끌고, 다리의 떨림이나 굳는 느낌을 받는다.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변비 등을 겪거나 팔다리에 감각 이상을 느끼기도 한다. 갑자기 팔과 등 뒤쪽 또는 다리로 전기가 흘러내려 가는 듯한 찌릿한 통증을 느낀다. 이 중 여러 개의 증상을 느낀다면 경추척수증을 의심해야 한다.

MRI 검사는 주변 연부조직과 중추신경이 얼마나 압박받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이 밖에 주먹을 빨리 쥐었다 폈다 하는 동작을 10초에 20회 이상 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그립 앤 릴리즈 테스트'(Grip and Release test)나 30초 이상 새끼손가락을 안쪽으로 붙이는 동작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진찰해도 판가름할 수 있다.

경추척수증의 치료는 대개 수술이 필요하다. 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정도가 심해 지속적으로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목 디스크와 감별이 필요하며 신경학적 증상이 개선되는지도 잘 점검해야 한다. 다만 증상이 가볍거나 초기인 경우, MRI 상 척수신경 압박이 심하지 않은 경우 등에는 비수술적인 한방 치료를 적극적으로 해 볼 수 있다.

탕약과 환약은 통증을 다스리고 척추 뼈 주변의 근육 및 인대를 강화하며 신경을 재생한다. 약침은 척추뼈의 주변에 염증을 개선하고 근육과 신경을 강화한다. 신바로약침은 근골격계의 통증을 제어하고 신경 재생에 탁월하다. 봉침도 통증을 일으키는 염증을 제거하고 면역력을 길러준다.

동작침법은 침을 꽂은 상태에서 움직임을 유도해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고 통증을 제어한다. 추나요법은 경추의 고정된 관절을 열고, 주변 근육을 이완해 비뚤어진 경추뼈와 주변 조직들을 교정하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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